국제 유가가 날마다 치솟으면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시장에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글로벌 석유 수요가 가파르지 않고, 투기적 원유 선물매수도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이어서 오히려 유가가 갈수록 정상수준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동절기 한파가 지나가면서 난방용 석유수요도 줄고 있어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27일 "브렌트유 및 두바이유와 격차를 유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서부텍사스산(WTI) 원유마저 뒤늦게 유가 급등 행렬에 동참했다"며 "리비아 사태가 해결 가닥을 잡지 않는 이상 당분간 고유가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여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더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 등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글로벌 석유 수요가 유가를 더 급등시킬 정도로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이 증권사는 진단했다.

또 지난 4분기부터 늘어난 투기적 원유 선물순매수도 최근 유가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올라 만약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정정불안이 해소될 분위기가 감지될 경우 투기적 매수세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 동절기 한파로 늘어났던 난방용 석유 수요도 춘절기부터 줄어 국제 유가 정상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투자증권은 따라서 이번 'MENA 사태'를 저가 매수를 위한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형중, 유익선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국제유가가 오버슈팅(Overshooting)해 있다고 판단되며 올 1분기내 MENA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유가는 배럴당 90달러선에서 안정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MENA 사태가 국지적 소요 사태에 그친다면 신흥국 인플레이션 우려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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