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란 용어를 처음 만든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이 현재 진행 중인 민주화 운동이 끝나면 중동 · 북아프리카(MENA · Middle East and North Africa)가 브릭스에 필적할 정도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닐 회장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당장은 이 지역에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 혁명은 매우 낙관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동 ·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에도 불구하고 적극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이 같은 장기적인 효과에 주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S&P500지수는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3개월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오닐 회장은 "8200만명의 이집트 국민이 경제적 자유를 누리게 되면 앞으로 10년 동안 놀랄 정도로 경제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을 밝게 보는 투자자들은 이 지역에서 종교 혁명이 아닌 경제적 혁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선 중동 사태가 세계경제에 먹구름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자산운용가인 조슈아 브라운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 자본주의와 중산층이 확산되면 전 세계는 엄청난 경제적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시장분석가들은 인터넷 등의 영향을 받은 젊은이들이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해당 지역 국가들이 세계경제에 편입돼 새로운 이머징 국가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오닐 회장은 중동 사태 전개에 따른 구체적인 투자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