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이 올 경제전망치를 대폭 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제유가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면서 경제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 등은 2.8~3.2%로 전망했던 물가상승률을 3% 중후반으로 상향 조정하고 성장률은 낮출 움직임이다. 중동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우리 경제에 지속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올 것이란 얘기다.

실제 국제유가 평균치는 중동산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할 때 당초 예상됐던 배럴당 85~86달러에서 90달러 중후반으로 10달러 이상 올라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80달러 후반대로 전망했던 수준에서 10% 정도의 인상요인이 생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28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107달러나 된다. 정부가 올 경제운용계획을 짤 때 기준으로 삼았던 배럴당 85달러는 지금의 상황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5%의 경제성장과 물가상승률 3%대 억제는 이미 물건너갔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성장률만 해도 민간 연구기관들이 3.8~4.3%를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5%는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 정부가 자칫 무리한 목표에 집착한 나머지 잘못된 현실인식을 기초로 정책을 펼 경우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경제운용 대책 마련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유가 급등은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리비아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를 배제할 수 없을 뿐더러,전체 중동권 정세가 어떤 양상으로 번질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보면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원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물량 확보 같은 노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