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가 4.5% 올라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과 전 · 월세 상승세가 이어졌고 석유류와 외식 가격도 급등했다.

통계청은 2월 소비자물가가 전달 대비 0.8% 올라 2개월 연속 4%를 넘어섰다고 2일 발표했다. 생선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2% 올라 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식료품 등 152개 품목으로 이뤄진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5.2% 올라 2008년 9월(5.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지수인 근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2009년 8월(3.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은 중동 정치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12.8% 올랐다. 삼겹살(11.3%) 돼지갈비(11.1%) 등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외식비 상승으로 이어져 개인서비스 요금은 3.0% 올랐다. 전세(3.1%)와 월세(1.9%)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셋값 상승률은 2004년 2월(3.3%)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문제는 물가 불안이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다.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국제유가는 110달러 선으로 치솟았다. 원자재와 곡물 가격도 계속 올라 1월 생산자물가는 6%를 넘어섰다. 지난 2월 외식비가 3.5% 오를 만큼 물가불안 심리가 자영업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관계장관 회의에서 "겨울이 지나 에너지 수요가 줄고 농산물 작황 여건도 개선돼 2분기 이후 소비자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제정세 불안이 지속돼 물가안정을 장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3±1%)를 2개월 연속 넘어섬에 따라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주목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