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1시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들어선 복합쇼핑몰 '동탄 메타폴리스' A동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VIPS).이곳은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점심시간이 막 시작된 12시부터 밀려온 손님들로 매장 안은 이미 만석이었고 문 밖에는 자리 나기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쇼핑몰에 손님이 뜸하다는 평일 점심 때임에도 불구하고 '동탄 메타폴리스'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패밀리 레스토랑은 물론 식당가 서점 병원에도 손님들로 넘쳐났다. 이곳이 작년 12월 문을 연 '새내기 쇼핑몰'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 복합 쇼핑몰의 운영주체인 메타폴리스㈜에 따르면 개장 이후 평일에는 하루 평균 4만~5만여명,주말에는 10만여명이 찾았으며 방문객 수는 점점 증가 추세라고 한다. 그동안 상가 분양시장에서 복합쇼핑몰이 장사가 안돼 '계약자의 무덤'처럼 여겨지던 공식이 '동탄 메타폴리스'에서 깨진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분양이 아닌 100% 임대방식이 적중했고 △인구분포를 감안한 업종 구성에다 △운영주체의 적절한 마케팅이 어우러져 개장 초기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탄 메타폴리스'가 활성화되자 인근 상권도 덩달아 살아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가분양에서 케이스 스터디(사례분석) 대상으로 꼽을 만한 곳"이라며 "임대방식을 선택하면서 중복 없는 업종 구성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개장부터 북적인 100% 임대 상가

미분양 상태에 개장한 복합쇼핑몰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썰렁해 보인다. 빈 점포들이 전체 분위기마저 가라앉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합 쇼핑몰 분양은 공실률과의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동탄 메타폴리스'는 미분양으로 실패하는 복합 쇼핑몰의 또 다른 사례로 남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100% 임대방식을 선택했다. 대개 '소유주 따로,점주 따로'의 상가분양이 아니라 점포를 실제 운영할 점주에게 보증금만 받는 방식이다. 당연히 분양방식보다 초기 부담이 적기 때문에 점주들이 쉽게 입점했다.

지난해 말 정식 개장 때 '동탄 메타폴리스'의 입점률은 90%였다. 문을 열자마자 방문객들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모습을 갖춘 셈이었다. 개장 때 입점하지 못한 일부 점포들도 현재 인테리어 공사 중이어서 이달 말쯤이면 입점률 100%를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가 단기간에 채워지면서 자금 흐름에 여유가 생긴 상가운영 주체는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개장 이후 그 비용으로만 40억원가량 투자했다는 게 운영주체인 메타폴리스㈜의 설명이다. 입점 업체는 점포 운영에만 매진하게 하고,운영주체는 백화점 수준의 마케팅 지원을 하면서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탄신도시 인구분포에 주목



메타폴리스㈜는 100% 임대방식을 결정한 이후 업종 구성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동탄신도시 인구분포에 흥미로운 점이 발견됐다. 백문철 메타폴리스㈜ 마케팅 부장은 "동탄신도시 내 삼성전자에 젊은 연구 인력이 많은 탓인지 10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부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동탄신도시 인구분포 분석을 토대로 쇼핑몰의 테마가 결정됐다. 어린이와 주부를 겨냥한 가족문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었다. 가족단위 쇼핑객이 오랜 시간 머무르고 자주 들를 수 있도록 업종을 짜기 시작했다.

그런 전략에 따라 아이들을 위해서는 A동 지하에 아이스링크를 만들고,B동 2층에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만화 캐릭터인 '뽀로로' 테마파크가 이달 말 입점한다. 주부들을 위해선 A동 4층을 통째로 피트니스 센터로 꾸미고,B동에는 홈플러스와 인기 의류 매장인 자라 유니끌로 등을 넣어 한곳에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업종을 구성했다. 상가 건물 주변에 100억원을 투자해 음악 분수를 설치해 가족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주변 상권에도 훈풍


'동탄 메타폴리스'가 개장 초기부터 활성화되자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폴리스몰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동탄신도시 중심 상업지역에 자리한 상가들은 한산한 편이었지만 복합 쇼핑몰 개장 이후 주변 상권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메타폴리스몰 주변에 분양 중인 상가들도 힘을 받아 분양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주변 상가 분양 담당자의 설명이다. 동탄신도시 입주가 시작됐지만 랜드마크로 불릴 만한 상가가 없다 보니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지만 메타폴리스몰이 중심 상업지역으로 몰리는 유동인구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유동인구"라며 "메타폴리스몰 개장 이후 중심 상업지역으로 몰리는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인근 상가는 물론 주변 아파트 가격도 조금씩 들썩이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폴리스 관계자는 "3월 말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뽀로로 테마파크가 문을 열면 동탄신도시는 물론 주변 도시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 광역 쇼핑몰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유선 한경닷컴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