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다를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 2011 영암 F1(포뮬러 원) 대회(10월14~16일) 개막을 7개월여 앞두고 대회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지난해 지적받은 미숙한 대회 운영과 숙박 · 교통대책 부재,부진한 입장권 판매와 경주장 부실시공 같은 실패를 2년차인 올해엔 다시 맛보지 않겠다는 결의다.

실제로 잘해보겠다는 변화의 몸부림은 몇몇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회운영 주체를 대회 운영법인인 카보(KAVO)에서 박준영 전라남도지사가 조직위원장을 맡는 대회조직위원회로 바꿔 일사불란한 체제를 갖췄다. 입장권 가격도 현실화해 최고 50%를 내렸고 판매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숙박 교통대책도 마련 중이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1차대회의 망신이 재연되지 않으리라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무엇보다 경주장 시설이 완공되지 않았고,예산 확보도 미지수다. 옥외가설 스탠드 등을 준공하려면 공사비 1025억원이 필요하다. 대회 운영비 780억원도 마련해야 한다. 두 가지를 합치면 필요 예산이 1805억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확보된 예산은 40%에 불과한 675억원이 고작이다.

경주장 부지 소유권 분쟁은 소유자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요구하는 가격과 전남도가 제시하는 가격에 차이가 많아 미해결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도 '불법 시설물'에서 대규모 국제행사가 치러질 공산이 크다.

지난해 카보 대표에서 밀려난 정영조 한국자동차경주협회장은 국제자동차연맹에 '대회 개최 불가'를 통보하겠다며 조직위와 맞서고 있다. 경주장 공사를 담당했던 SK건설의 사업철수 움직임도 발등의 불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돼 오는 6월까지 모든 지분과 채무를 전남도에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께로 예정된 F1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도 남은 변수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표를 일찍 파는 것 못지않게 F1에 대한 전반적인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그것은 전적으로 전남도 당국의 몫이다. F1이 되레 전남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됐다는 평가를 듣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성국 목포/사회부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