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대학지주회사'를 설립해 기술기반 산업의 고도화에 대응해야 한다. "(삐야사꼴 사꼴사따야돈 태국 마히돌대 총장)

"기업 정부 대학 등 3주체가 지역별 클러스터를 형성해 상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마이즈미 가쓰미 일본 규슈대 부총장)

세계 주요 대학 총장들은 "산학협력이 대학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9일 대만 타이베이 국립대만대에서 개막한 '아시아 · 태평양국제교육협회(APAIE) 2011 콘퍼런스'에서다. 이날 행사에는 세계 50여개국 대학 총장 및 부총장들이 참가했다.


◆"대학의 산업화 · 국제화 필요"

사꼴사따야돈 총장은 "기초 기술을 제공하는 대학과 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기업의 호흡이 맞아야 한다"며 대학지주회사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마히돌대의 바이오연구소 등 산학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대학이 원천 기술을 연구 · 개발(R&D)하고 기업이 이를 활용해 창출한 수익을 서로 배분함으로써 대학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이즈미 부총장은 "일본은 정부 주도로 전국 13개 대학을 국제화 거점대학으로 선정해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대학의 국제화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선정된 대학들이 지역별 특성을 살린 차별적 프로그램으로 지역 대학의 국제화를 선도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의 기업 정부 대학이 클러스터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버지니아 힌쇼 미국 하와이대(마노아캠퍼스) 총장은 "공해 질병 재해 등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국제화가 필요하다"며 "다문화 사회가 확대됨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을 지지할 수 있는 교육적 커리큘럼이 대학에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이 큐오 홍콩시티대 총장은 "단순히 초빙 또는 교환하는 교수와 학생의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교류의 질적 측면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입생이 원하는 건 '신고식' 아닌 '국제경험'"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세계 각국 대학 교수들이 진행하는 20여개의 세션도 동시에 진행됐다. 사이먼 멜카도 영국 노팅엄비즈니스스쿨 교수는 대학 간 '전략적 파트너링'의 조건으로 △reputation(명성) △risk(위험) △reach(거리) △revenue(수익) 등 '4R'을 제시했다.

그는 "한 대학이 오랜 기간 쌓은 명성은 그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감수해야 하는 위험을 줄여 준다"며 "각종 교류비용을 감안하면 파트너십을 맺는 대학 간 거리는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렛 벨키스트 미국 미시간주립대 국제학습처장은 "학생들의 각국 대학 간 이동 학습은 전통적인 교수법에서부터 신입생들의 개별 세미나까지 대학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며 "이제 대학 신입생이 입학 후 가장 먼저 겪는 것은 신고식이 아닌 국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엘스 레마르 네덜란드 레이덴대 로스쿨 교수는 외국인 학생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려면 대학이 △1 대 1 접촉 △유학생과 해당 대학 동문과의 관계 형성 △유학비 마련 지원 △철저한 학교 웹사이트 관리 △입학 전 준비 교육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타이베이=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