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술대에 올라갈 때에는 통증 때문에 엉금엉금 기던 환자들이 시술 몇 십분 후에는 걸어나오는 모습을 볼 때 기쁩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로 건강한 허리 뿐만 아니라 환한 미소까지 되찾아주는 게 제 사명입니다. "

척추질환의 비수술적 요법을 전 의료계에 확산시킨 원조로 통하는 고도일병원의 고 원장은 경막외 감압신경성형술 분야에서 아시아 최다 시술 건수와 최고의 치료성적을 자랑하는 대가다. 2001년 홀로 고도일신경외과를 개원했다가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어 2009년 11월 서울 강남구 논현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지상 6층,지하 4층,연면적 4000㎡ 규모의 고도일병원을 신축,요즘 하루에 400~500명의 외래환자를 맞는 중견 전문병원으로 성장시켰다.

고 원장은 다양한 치료법에 욕심이 많은 의사다. 연세대 의대 졸업 후 신경외과 전문의,스포츠의학 전문의를 땄다. 1998년부터 주말마다 호주에서 온 강사로부터 수업을 받아 2000년에 호주 카이로프랙틱 전문의 자격증도 땄다. 카이로프랙틱이란 손으로 환자의 척추나 관절을 알맞은 힘과 방향으로 눌러 바로잡는 치료로 추나요법 수기치료 도수치료 등과 거의 같다.

김연아 등 유명 운동선수들이 부상 방지와 재활을 위해 넓은 테이프를 붙이고 나오는데 이 같은 테이핑요법의 숨은 실력자이기도 한다. 1996년부터 2년간 일본 관련 서적을 독파하고 때론 일본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 테이핑요법을 배워 1998년에는 직접 책을 썼다. 한때 키네시오 테이핑요법의 창시자인 가세 겐조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아 2000년에는 일본인 의사 600여명 앞에서 강의할 정도였다.

이와 함께 경막외 감압신경성형술,인대강화주사요법,고주파수핵감암제거술,신경회로재생요법,기능적 근육자극 신경치료(FIMS),봉독요법,체외충격파 등 다양한 비수술 척추요법을 국내에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경막외 감압신경성형술은 지난해 5월 아시아 단일병원으로는 처음으로 1만건을 돌파했다. 이 기술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선정한 한국의 대표적 의료기술로 선정됐다. 올 1월에는 이보다 더 고난도 치료인 목디스크에 대한 경막외 감압신경술이 1000건을 넘었다. 이 시술은 척수신경을 감싸고 있는 경막의 바깥 공간에 지름 1~2㎜ 굵기의 가는 내시경을 삽입해 염증억제제 유착방지제 등을 주입해 통증유발요인을 제거하는 치료다.

고 원장은 "흔히 허리 · 목의 척추질환은 수술 대상이 10~20% 밖에 안 된다며 일정 기간의 휴식,물리 · 운동요법을 권하지만 환자로서는 허리와 목이 아파 꼼짝도 못하고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수술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지 않거나 증상이 더 심해도 수술을 두려워하는 환자에게는 경막외 감압신경성형술 같은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통증을 덜어주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물리치료실장을 지낸 경력이 비수술 치료법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고 소개했다. 당시 많은 청와대 직원을 치료하면서 '수술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된 후에 병원을 찾는 게 최선일까''과거의 수술보다 안전하다는 이유로 최신수술이 남발돼도 괜찮은가''수술 외에 더 적극적인 치료법은 없을까'고민하다 인대강화주사요법과 경막외 감압신경성형술을 국내에 확산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에 고도일병원은 허리 · 목 통증 환자의 95%가량을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고 원장은 "최근 목디스크 때문에 시술받은 환자 중 500명을 대상으로 치료만족도를 조사했더니 81.2%가 매우 좋아졌다,11.3%가 좋아졌다고 응답했다"며 "요즘에는 일본 의대 교수진도 경막외 감압신경성형술을 배우러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일병원은 고객만족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데에도 소홀함이 없다. 무료 주차대행은 물론이고 엘리베이터 안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한 의자를 비치했다. 허리튼튼 봉사단을 조직해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문화체험 봉사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