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자체 개발한 '간편 가정식(HMR)'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2015년까지 이 분야 매출을 1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 135개 이마트 점포 가운데 55곳에만 있는 'HMR 전용매장'을 내년까지 전 점포로 확대하고,중 · 장기적으로는 일반 상가에 HMR만 판매하는 '로드숍'을 내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안상도 이마트 HMR담당 부사장은 21일 "HMR은 국내 식품 · 유통업계에 남은 '마지막 블루오션'"이라며 "지난해 280억원 안팎이던 관련 매출을 향후 5년간 매년 2배 이상 늘려 2015년까지 1조원 선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이마트가 이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은 '나홀로족'과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출범 첫해인 2009년 190억원이던 이마트의 HMR 매출은 지난해 280억원으로 47.3% 성장했다. 올해 목표는 78.5% 늘어난 500억원이다. 안 부사장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 대형마트에서는 이 분야 매출이 고기 채소 등 1차 신선식품 매출을 능가한 상태"라며 "국내에서도 끼니 때마다 요리하는 가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2015년 1조원 매출' 목표 달성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상무급이 맡던 HMR 부문을 부사장급 조직으로 격상시킨 데 이어 올 들어서만 전용매장을 20개 새로 내는 등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들어갔다. HMR 전용매장은 이마트에서 자체 개발한 200여개 제품만 별도로 진열해 놓은 일종의 '숍인숍'이다. 이마트는 작년 말까지 35개에 그쳤던 HMR 전용매장을 연내 80여개로 늘린 뒤 내년까지 전 점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마트표 HMR 알리기'에도 시동을 걸었다. '한번 맛을 봐야 본격적인 구매가 이뤄진다'는 판단에 따라 작년까지 하지 않았던 시식행사를 지난달부터 이마트 주요 매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전국 43개 이마트 문화센터에는 주부 대상 'HMR 요리강좌'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신세계푸드를 비롯한 기존 협력업체 외에 CJ 풀무원 대상 등 '식품업계 강자' 및 전국 유명 '맛집'들과 손잡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과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을 HMR 전용매장에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 설렁탕' '◆◆◆ 불고기' 등 줄서서 먹는 유명 식당의 음식을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안 부사장은 "브랜드 파워와 검증된 생산시설을 갖춘 식품 대기업 및 유명 맛집과 제휴해 200개 안팎인 HMR 메뉴 수를 내년 말까지 400개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라며 "400~500개 정도의 메뉴를 갖추면 프랑스의 유명 HMR 유통업체인 '피카드'처럼 주택가나 도심에 전용 로드숍을 내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HMR

home meal replacement.기존 냉동식품과 달리 조리 즉시 냉장 · 냉동한 덕분에 데우기만 하면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가정식 대용품을 말한다. 샐러드부터 덮밥 볶음밥 스파게티 육개장 부대찌개 갈비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핵가족화와 고령화가 심해지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날수록 관련 시장도 커진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