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가진 것은 전세방 한 칸에 쥐꼬리만한 월급이 전부인데 언제나 강남에 입성할 수 있을까. 혹시 강남 사람들은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태생적 부자? 법을 어기고 권력과 결탁해 부정하게 부를 축적하지는 않았나 하는 편견도 있는 게 사실이다.

고준석이 쓴 책 《강남 부자들》에는 막장 드라마에서 봄 직한 무법자 '강남 부자들'은 볼 수 없다. 평범했던 사람들이 강남의 부동산 떼부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가진 것 없이 시작해 대한민국 1% 부동산 부자로 자수성가한 50인의 성공비결을 풀어놓는다. 금융회사 최초의 법학 박사 출신 프라이빗 뱅커 겸 부동산 전문가 1호 타이틀의 명성에 기댄 책이 아니다. 자신이 10년 넘게 자산을 관리해주고 조언했던 사례들이어서 새겨들을 게 많다.

저자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조언을 들으려는 사람들의 질문 요지를 '언제(when)'와 '무엇(what)'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부동산 고수들은 투자가치가 있는 지역을 고르는 방법 'what'에 대해 공부하지만 하수는 매수시점 'when'에만 신경을 쓰다 투자 기회를 놓치기 일쑤라는 것이다.

'부자들은 유혹당하지 않는다''부자들은 역발상 투자의 귀재다''부자들은 새집 팔고 헌집 산다' 등의 원칙들은 상식적인 말이지만 그 가치는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