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진로가 오는 9월 한 회사로 합친다. 하이트맥주가 2005년 7월 진로를 인수해 하이트진로그룹이 탄생한 지 6년여 만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은 8일 하이트맥주와 진로를 통합한 하이트진로㈜를 9월 출범시킨다고 공시했다. 이 그룹은 공시에서 합병 목적에 대해 "경영 효율성과 경쟁력을 증대해 종합 주류 기업으로 성장하고 국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그룹은 또 이날 하이트맥주 대표이사 사장에 김인규 부사장(49),진로 대표이사 사장에 이남수 전무(59)를 각각 승진 발령했다. 손봉수 진로 생산담당 부사장(53)도 하이트맥주와 진로 생산담당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와 소주,전통주,막걸리,와인 등 주류 사업을 총망라한 국내 최대 주류 전문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순자산 기준 재계 서열은 50위 정도다.

하이트맥주는 지난해 매출액 1조223억원과 순익 705억원을 올렸다. 진로는 지난해 매출 7056억원과 순익 6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출고량 기준으로 하이트맥주는 국내 맥주 시장의 53.7%,진로는 국내 소주 시장의 48.9%를 점유하고 있다.

통합법인은 진로가 하이트맥주를 흡수합병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합병 비율에 따라 하이트맥주 보통주 주주는 주식 1주당 진로 보통주 3.0303911주,우선주 주주는 보통주와 동일한 비율로 받게 된다. 양사의 합병은 오는 7월28일 각각 주주총회를 거쳐 8월17일까지 주식매수 청구기간을 가진다. 합병 기일은 9월1일이며,피합병 회사인 하이트맥주는 8월30일부터 9월25일까지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젊고 추진력 있는 인물을 발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번 대표이사 교체를 박문덕 회장이 두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룹 측은 이에 대해 "두 아들이 31세와 29세로 젊어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장남 태영씨가 지분 58.44%,차남 재홍씨가 21.62%를 갖고 있는 서영이앤티(옛 삼진이엔지)는 하이트홀딩스 주식 27.66%를 보유,박 회장(29.49%)에 이어 2대주주다.

신임 김 사장은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한 이후 20여년간 인사와 마케팅,경영기획,영업을 두루 거쳤으며,2009년부터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이 사장은 행정고시 19회 출신으로 1989년 ㈜진로에 부장으로 입사했고,2008년부터 그룹 해외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손 사장은 1982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한 후 30년간 생산 부문에서만 일해왔다.

한편 이장규 하이트맥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 고문,윤종웅 진로 대표이사 사장과 하진홍 하이트맥주 생산담당 사장은 각사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