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국제회계기준(IFRS)에 기반한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전기와 전년동기 대비 실적 증감률은 기존 회계기준(K-GAPP)과의 비교치가 나오고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14일 크루셜텍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89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 27억원보다 221% 급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701억원으로 135%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문제는 전년동기 실적이 K-GAPP를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IFRS 기반의 실적과 동등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크루셜텍 관계자는 "2011년부터 IFRS 적용에 따라 1분기 실적은 IFRS 기준 손익계산서를 기반으로 작성했으며, 전기 및 전년동기 실적은 K-GAPP 기준 손익계산서를 기반으로 작성됐다"며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한 수치의 비교지만, 크루셜텍은 IFRS 도입에 따른 변화가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IFRS를 도입해 실적을 발표한 승일태양산업 등도 1분기 실적을 K-GAPP 기준으로 작성된 전기 및 전년동기 실적과 비교하고 있다.

정종혁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2팀장은 "K-GAPP 기준에서는 매출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제하면 영업이익이 나왔다"며 "IFRS 기준에서는 기존 영업이익에 기타수익을 가감하게 되는데, 기타수익 항목의 대부분은 과거 영업외 비용에 들어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떤 항목을 기타수익으로 분류할 것인지도 각 기업의 재량에 맡기고 있어 분기보고서 상의 주석을 보기 전까지는 정확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 팀장은 "IFRS를 조기 적용한 LG전자의 경우 외환차익을 기타수익에 넣고 있고, 삼성전자는 외환차익을 기타수익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차이는 재무제표 상으로 나오지 않지만 분기보고서의 주석에서 설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어떤 기업이 IFRS 도입을 통해 실적 부풀리기를 시도했는지는 분기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IFRS 도입에 따른 혼란을 막으려는 기업의 노력도 눈에 띈다.

지난 1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 ICT는 IFRS 적용에 따라 전기 및 전년동기 실적을 IFRS로 변환했다. 이정우 포스코 ICT 차장은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동등한 비교를 위해 기존에 발표한 전기 및 전년동기 실적을 IFRS 기준으로 다시 작성해 제공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IFRS 도입으로 조기적용 기업을 제외하고는 실적 증감률 부분에서 의미를 찾기가 힘들다"며 "IFRS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과정이다보니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모든 기업에게 포스코 ICT와 같은 작업을 요구하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