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후유증이 조만간 있을 수 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2000선이 깨진다면 주식을 싸게 살 기회가 될 겁니다. "

권혁상 푸르덴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49 · 사진)은 18일 "지금부터 코스피지수가 더 오른다면 따라가면서 비싸게 살 이유는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권 본부장은 작년 9월 한가람투자자문에서 푸르덴셜자산운용으로 옮긴 후 전체 45개사 중 32위(6개월 기준)에 머물던 운용사 수익률(국내 주식형) 순위를 22위로 10계단 끌어올렸다.

권 본부장은 최근 증시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지나친 쏠림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2 · 3분기 실적 추정치가 장밋빛 일색인데 3분기 추정치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실적을 보수적으로 추정하면 국내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로,싸다고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문형 랩에다 압축형이나 목표전환형 펀드 중심으로 단기 수익률에 급급해 종목이 지나치게 쏠려 있는 것도 문제"라고 우려했다. 3분기 실적이 하향 조정되면서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보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3분기부터 재차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올 코스피지수 최고치는 2300~24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 시점에서 지수 상승여력은 10~15% 정도 되지만 종목별로는 중소형주에서 30~40% 이상 오르는 종목이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권 본부장은 "중소형주는 무조건 싸다(저 PER)고 좋은 건 아니다"며 "분기별 이익이 증가하고 시장 테마와 관련이 있어야만 주가가 오른다"고 강조했다.

12년차 베테랑 펀드매니저이지만 아직도 정보기술(IT) 중소형주는 조심한다. 권 본부장은 "중소형 IT주는 실적 변동성이 커 장기 투자가 힘들다"며 "언제든지 글로벌 업체에 납품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만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종 중에선 올해 자동차 IT 철강을 유망하게 보는 반면 화학과 건설,금융주는 비중을 줄일 것을 권했다.

권 본부장은 시중 자금은 증시로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가 강하게 사상 최고치를 뚫고 오르면 펀드에도 뒤늦게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금과 관련해서는 "추세적인 매매보다는 글로벌 이벤트에 따라 공격적으로 사들인 후 오르면 팔고 나가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글=서정환/사진=강은구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