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삼성전자를 현지 법원에 고소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대해 자사의 특허침해 등을 검토한 뒤 강력하게 맞대응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은 19일(한국시간) "애플이 삼성전자로 부터 자신의 지식재산권이 침해당했다"며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고소장을 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애플은 고소장을 통해 "삼성전자의 '갤럭시S 4G'나 '에픽 4G', '갤럭시탭' 등이 하드웨어 모양,사용자 환경(UI),패키징까지 애플의 '아이폰'과 태블릿PC '아이패드'와 유사하게 만든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특히 '삼성이 자신만의 기술과 스타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개발하는 대신 애플의 기술과 사용자환경을 흉내내는 걸 택했다'고 말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WSJ은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이번 소송으로 두 회사간 갈등이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애플은 삼성전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고객 중 하나지만 특허 소송이 제기된 만큼 불가피하게 맞고소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현재 '애플이 삼성의 통신표준 등 특허침해 사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갈등은 그러나 미국 현지 분석과 달리 빠르게 해결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PC나 모바일 부문에서는 애플과 경쟁 관계에 있지만, 반도체와 LCD 등은 애플에 납품하고 있어 그동안 애플과 관련된 이슈에 대응하지 않고 자제해 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삼성전자로부터 LCD와 반도체 등 총 78억달러(약 8조7500억 원)의 부품을 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양사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애플이 모바일, 태블릿PC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삼성은 심각하게 대응할 수도 그렇다고 경쟁 관계에서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