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길 MBA] 톡톡튀는 커리큘럼, 사회봉사 30시간 '재능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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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에 무료 경영컨설팅
서울대 글로벌MBA 재학생들은 지난해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과 함께 멕시코의 공정무역 커피농가 모임 '치아파스'에 대한 무상 경영 컨설팅에 나섰다. 학생들은 국내 커피시장 환경과 가격정책 분석,체감 마케팅과 네이밍 연구를 거쳐 경영 전략을 제안했다. 지난 3월부터는 수익을 불우이웃 돕기에 쓰는 사회적 기업 '행복한 나눔'에도 무료 경영 컨설팅을 하고 있다.
서울대 MBA를 졸업하려면 이런 사회봉사활동을 30시간 이상 수행해야 한다. 경영 지식을 쌓기 위해 MBA에 온 학생들도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게 대학 측 판단이다. 학생들은 졸업하기 위한 '의무'라기보다는 입학 전 사회에서 쌓았던 경험을 활용하는 '재능 나눔' 차원에서 사회봉사에 나서고 있다.
MBA는 졸업과 함께 곧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인재들을 양성하는 곳이다. 하지만 국내 주요 MBA들은 경영 지식을 전수하는 것 외에도 사회봉사,인문학 강의,전시 · 공연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회원 CEO(최고경영자) 436명을 대상으로 예술과 경영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1%가 'CEO의 예술적 감각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CEO들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섬세함,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해내는 유연한 사고력 등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혁 서울대 MBA 원장은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기업 환경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경험을 접해 환경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MBA는 지난해 '인문과 경영' '예술과 경영' 등 인문학 강좌를 개설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MBA는 작년부터 '경영음악-창조와 퍼포먼스'라는 강좌를 열었다. 미래 경영자인 MBA 학생들에게 '창조경영'을 펼칠 수 있는 감성적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실제 연주자로 나섰던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 씨,피아니스트 송세진 씨 등을 교수로 초빙했다. 작년 12월에는 한 학기 동안 두 교수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재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동기들과 함께 음악회를 직접 기획 · 마케팅하고 연주까지 하는 등 일반 MBA 과정에서는 기대하지 못한 색다른 경험을 했다","딱딱한 경영지식뿐만 아니라 감성 리더십과 공동체 의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종합과학대학원은 모든 MBA 과정에 '5분 윤리특강'도 도입했다. 강의 시작 전 5분 동안 교수가 기업경영,철학,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오는 윤리 문제를 주제로 정해 학생들과 토론한다.
KAIST MBA는 2003년부터 교수와 직원,학생 대표로 이뤄진 '문화행사 위원회'를 조직해 정기적인 미술전시회 및 초청 공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회화 조각 설치미술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 미술인들이 참여했다. 올해는 꽃잎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로 알려진 김초희 작가의 전시회를 열었다.
연간 2~4회 진행하는 공연 행사에는 세종국악관현악단,윤도현 밴드 등을 초청했다. 이런 전시회와 공연을 통해 학생들에게 문화적인 감수성을 채워주는 것은 물론 예술경영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는 과정에서 현장 실습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KAIST는 또 작년부터 경영학에 인문 · 사회학을 접목하는 강좌도 신설했다. 김경동 전 한국사회학회장을 교수로 초빙,'한국의 비즈니스와 문화','한국의 발전과 사회변동' 등의 강의를 개설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