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커피용 저급 커피인 로부스타를 주로 생산하던 베트남이 에스프레소용 고급 커피인 아라비카 시장을 넘보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관료들이 농부들에게 로부스타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싼 아라비카종 생산을 늘리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것.베트남은 1990년대 초반부터 브라질을 잇는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이지만 대부분의 농가가 로부스타 커피를 주로 재배하고 있다.

로부스타 커피의 최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아라비카 커피 재배 확대에 팔을 걷어붙인 건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 간 가격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파운드당 3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최대 산지인 콜롬비아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이에 반해 로부스타종은 공급이 늘어나면서 두 품종 간 가격 차이는 사상 최대치에 가까워지고 있다.

문제는 아라비카 커피를 생산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토양과 날씨 등 자연환경이 받쳐줘야 하고 돈도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와 농가는 낙관적이다. 지난 10년간 여러 난관을 헤쳐오면서 커피 생산에 자신이 붙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최대 아라비카 커피 수출 기업인 타이호아의 응우옌반안 회장은 "베트남 정부와 커피 업계는 아라비카종 재배면적을 전체 커피 생산 지역의 약 6%인 4만헥타르(㏊)에서 향후 5년 동안 10만㏊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