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디스커버리와 인디펜던스의 상품 개념은 '장기투자 · 장기수익률'이었습니다. '장기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장기투자해 노후를 준비한다. '이것이 미래에셋의 생각이었습니다. "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자서전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를 통해 밝힌 미래에셋의 간판펀드 디스커버리에 대한 철학이다. 디스커버리가 지난 주말 1000% 수익률을 돌파했다. 단순 계산하면 10년간 매년 100% 수익률을 낸 셈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운용 성과가 좋은 펀드에 길게 투자하는 것이 고수익을 올리는 비결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흘이 멀다하고 사상 최고치를 깨는 최근 같은 상황에서도 적립식 투자로 지수 수준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디스커버리 10년,굴곡 끝 1000% 달성

디스커버리는 정보기술(IT) 붕괴 후 만들어져 카드채 사태를 겪긴 했지만 2007년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을 때까지 고공행진을 펼쳤다. 국내 최초로 펀드 순자산 1조원도 돌파했다. 스타 펀드매니저의 산실이기도 하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김태우 피델리티자산운용 전무,서재형 창의투자자문 대표 등이 이 펀드 책임운용역 출신이다.

이처럼 화려한 1000% 수익률 이면에도 고통의 시간은 있었다. 2007년 900%를 넘던 수익률은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400%대로 반토막났다.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회사를 떠난 후 '구원투수'들이 등장했지만 2009~2010년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2009년 9월 1조3000억원이 넘던 순자산은 잇단 환매로 인해 22일 7900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대형우량주 중심의 장세가 전개되면서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4.26%로 순자산 1000억원 이상 펀드 중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14.25%로 상위 30% 안에 포함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채널마케팅부문 이철성 대표는 "원칙을 지키는 투자라는 일관성을 지키면서 수익률이 점차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높아진 지수 부담스러우면 적립식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일 이후 수익률은 미래에셋디스커버리에 이어 '미래에셋인디펜던스C1'이 926.30%로 뒤를 잇고 있다. 이 펀드는 디스커버리보다 5개월가량 앞선 2001년 2월14일 만들어졌다.

KTB자산운용의 'KTB글로벌스타C'도 2001년 7월25일 설정 후 819.83%의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1999년 1월 출시된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5'(742.34%)와 '하나UBS대한민국1호C1'(650.54%) 등도 수익률 상위권에 포함됐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6개월이나 1년 정도 수익률이 나쁘면 환매하고 떠나는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장기 성과를 믿고 참고 견디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끝까지 남은 투자자에게만 인내에 대한 보상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지수가 단기간 급등해 2200선에 육박하면서 현 시점에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이럴 경우 거치식보다는 적립식으로 투자 시점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시적으로 지수가 밀린다고 해도 그 시점에서 주식을 더 사모아 매수단가를 낮추는 '코스트 애버리징'(평균매수단가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적립식은 지수가 출렁거리며 조정을 보인 뒤 상승할 때 보다 높은 수익을 안겨 준다"며 "현 시점에서도 부담없이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