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방향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지표는 수출입니다. 수출이 지금 같은 속도로 늘어난다면 주가는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숫자에 매몰되기보다 숫자 이면에 있는 펀더멘털(경기)을 봐야 합니다. "

임정석 산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스피지수는 빨라야 3분기 말~4분기 초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며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고 해도 이달 저점인 209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임 본부장은 그가 모델개발에서 상품 출시까지 주도한 '산은2020증권펀드'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올리면서 펀드매니저로서의 실력도 인정받았다.

임 본부장은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출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수출이 평균 30% 가까이 늘었다"며 "유례없는 수출 호조세가 기업들의 이익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진데다 경기선행지수도 반등하고 있어 수출의 증시 부양 효과가 클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내달 1일 발표되는 이번달 수출지표에서 증가세를 입증한 뒤 일본 지진 수혜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 이후에도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코스피지수 고점은 2700으로 제시했다. 임 본부장은 "올해 기업들의 이익 수준을 기반으로 하면 2400~2500까지는 무난히 도달할 수 있다"며 "국내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증시에 유입되기 시작하면 2700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지만 정보기술(IT)주들의 이익 둔화 때문이지 이익 전망치는 오히려 좋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2분기부터 IT주들의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단기 고점에 도달한 증시에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내년으로 갈수록 상승 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재정긴축이 본격적인 화두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고용지표가 꾸준히 개선되면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줄어들고,늘어난 재정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들려줬다.

자동차 화학 등 과열 논란이 일고 있는 주도주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했다. 그는 "화학과 자동차는 이머징(신흥국)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업황이 향후 3~5년간 구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