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려면 수입보다 지출을 줄여라."조지 클라슨이 쓴 '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에 나오는 말이다.

2500년 전 바빌론 부자들을 연구한 저자는 "돈을 벌기 위한 첫걸음은 저축을 많이 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아니다"며 "오로지 수입보다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이 그토록 당신이 알고 싶어하던 부자가 되는 단순한 비법"이라고 강조했다.

바빌론 부자 같은 사람이 우리 주변에도 많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최근 '강남 부자들'이란 책에서 "한 부동산 부자는 1%포인트의 예금 금리를 더 받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1만원의 지출을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더라"고 소개했다.

이 부자는 브랜드 커피보다 자판기 커피를 마신다. 고급 일식보다는 설렁탕을 즐겨 먹는다. 신용카드는 아예 쓰지도 않고,모든 생활용품은 재활용해 쓴다. 자가용도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한두 정거장쯤은 걸어다닌다고 한다. 이쯤 되면 왜 돈을 모으냐고 물어볼지 모른다. 이런 부자도 불우한 이웃을 위해서는 성큼 돈을 쓴다고 한다.

요즘 우량 주식의 가격이 뛰자 공격적으로 주식에 뛰어드는 개미들이 다시 늘었다. 이런 때일수록 차분하게 재테크의 초심을 되새겨야 한다.

주식투자로 몇 푼 벌었다고 차를 바꾸고,명품을 사고….물론 내수경기 진작에는 도움을 주겠지만 부자의 습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부는 절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부자들이 부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절제하고,절약하고,저축하며 투자하는 장고의 시간을 보냈는지를 아는가?"라고 고준석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저축은행 예금 인출 사태도 알고 보면,은행보다 이자를 더 받기 위해 무리하게 저축은행을 찾았다가 벌어진 일이다. 높은 이자에 현혹돼 안전성을 따지지 않았던 기업어음(CP) 매입자도 마찬가지다.

부자들은 한방에 일확천금을 노리지 않는다. 거북이처럼 뚜벅뚜벅 꿈을 향해 걸어간다. 목표를 이룰 때까지 먹고 싶은 것,입고 싶은 걸 참는다. 설사 목표를 이루더라도 흥청망청 돈을 쓰지 않고,제2의 목표를 또 세운다. 그러면서도 꼭 필요한 곳에는 값지게 돈을 쓴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