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태블릿PC에서 로그인 했더니 스마트폰에 있던 내 주소록 어디갔지?"

1000만여명이 1일 평균 3억건에 육박하는 메시지를 주고 받는 서비스, 이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습관'이 된 '카카오톡'을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이나 애플의 아이패드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까?

정답은 '반은 되고 반은 안 된다'다.

카카오톡은 다양한 기기에서 하나의 사용자 정보를 연결시켜 이용할 수 있는 '멀티 디바이스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을 쓰다가 태블릿PC 등 다른 모바일 기기에서 전화번호를 재인증하고 이를 사용하게 되면 기존 기기에 있던 주소록, 지인들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은 사라진다는 얘기다.

카카오 관계자는 6일 "향후 사용자 환경의 변화에 따라 멀티 디바이스 지원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기술적으로는 두개 이상의 디바이스에서 카카오톡을 사용하게 되면 메시지를 송·수신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저장을 중복 처리해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책적으로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에 대해 "향후 준비해야하는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우선 순위에서 밀려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본격적인 해외 진출과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현재 40명 정도인 현 인력을 연내 200명까지 늘릴 계획에도 '바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가 최근 내놓은 '100가지 기능 개선 프로젝트'에도 이 같은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카카오는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도 이처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카카오톡의 아이디도 로그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화번호로 친구를 검색해 등록할 수 있는 용도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두 사용자 모두가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있어야 서로의 번호를 알 수 있다.

다른 모바일 메신저는 어떨까.

NHN이 운영하는 네이버의 '네이버톡'이나 다음의 '마이피플'은 부분적으로 다양한 기기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전화번호로 인증하는 방식은 카카오톡과 같다. 그러나 이들 서비스는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 등에서도 이용 가능한 유무선 통합형 서비스라는 점이 다르다. PC와 모바일웹 등에서 해당 서비스의 개인 ID를 통해 로그인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H의 유무선 통합 메시징 서비스 '유세이(USay)'도 마찬가지로 PC에서 이용이 가능해 주소록에 있는 연락처 등을 다양한 기기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멀티 디바이스 지원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서 전화번호 인증 없이 중복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다면 주소록이나 대화 등 개인 정보 유출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가지 이상의 기기를 통해 메시징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이용자는 불편을 겪을 수 있으리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와 2012년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을 각각 6978만대, 1억821만대로 예상했다. 2015년에는 2억9400만대가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고 태블릿PC 시장도 급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예상이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