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지진 않겠지만 당분간 2400~2500까지 오르기도 힘들 겁니다. "

류재천 현대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 겸 주식운용본부장(47 · 사진)은 3일 이달 코스피지수를 2150~2270으로 내다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작년 6월 영입된 류 본부장은 팀플레이와 리서치를 중시한 운용으로 50개 국내 운용사 중 35위였던 현대자산운용을 올 1분기에 분기 수익률 1위,반기 수익률 4위 운용사로 올려놨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면서도 "남유럽 재정문제와 중국 긴축 지속,원자재값 상승 등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최근 2개월 동안 지수가 단기 급등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고 중국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야 2400~25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류 본부장은 선진국 주가수익비율(PER)이 12~13배인 데 비해 국내 증시는 10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는 증권가 분석에 대해 "지금 국내 증시는 비싸지도 않지만 싸지도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유업종의 경우 단가 인하와 정부의 규제 리스크로 인해 이익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고 정보기술(IT)과 금융업종도 미국 중심의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상승에 제약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한 달 새 급격히 떨어진 환율도 주가의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렇다면 당분간 주식 투자를 쉬어야 할까. 류 본부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의 방향성은 여전히 상승 쪽에 있다"며 "미래가 열려 있는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면 결국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요즘 태양광이나 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동력과 원자재 관련 업종에 관심이 많다. 태양광 관련 종목은 주가가 비싸 보일 수 있지만 결국 해당 업종의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류 본부장은 "지수가 높기는 하지만 시장만 보지 말고 종목을 본다면 아직 투자할 곳은 많다"고 조언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