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점포] 분당신도시 서현동 '채선당'…'C급 입지' 극복 위해 홍보에 주력

하루 두시간씩 휴식…세심한 직원관리
점주의 '맞춤형 마케팅' 주효
1년반 만에 전국 가맹점 상위 10%

샤부샤부 전문점인 '채선당' 서현점.서현동이 분당신도시의 가장 번화한 상권이긴 하지만 이 점포 입지는 C급에 불과하다. A급지에 속하는 'AK플라자' 출구 쪽 행인들 눈에 전혀 띄지 않는 탓이다. 도로변 건물 2층에 있지만 같은 건물에 있는 점포 간판이 즐비해 건물을 응시하는 사람도 단번에 간판을 보기 힘들다. 가게 입지의 기본인 가시성과 접근성 모두 문제가 많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이 가게는 한 달 매출 8000만원을 너끈히 올린다. 개점한 지 1년5개월 만에 전국 219개 가맹점 중 10% 안에 진입했다.

이 가게 정준영 사장(36 · 사진)은 오랫동안 고시공부에 매달리다 뒤늦게 자영업의 길로 들어섰다. 2009년 12월24일 개점 첫날 정 사장은 100만3000원의 매출을 올렸다. 나름대로 계산해 본 이 가게의 손익분기점(월 5000만원)에 훨씬 못미치는 실적이었다. 작년 여름까지 한 달 매출은 3500만~5000만원을 오르내리며 정 사장의 속을 태웠다. 그는 "무작정 열심히 하면 되는 게 아니라 결정적인 단점을 고쳐야 매출이 늘 수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자체 분석 결과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 매장 입지가 가장 큰 문제였다. 본사에서 지원하는 마케팅과 홍보전략으로는 이런 입지의 불리함을 메울 수 없었다. 그는 분당 지역에 맞는 맞춤형 홍보전략을 강구하기로 했다. 수십군데의 지역 광고업자들을 일일이 만났다. 비용과 효과를 분석해보고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쿠폰북,지역신문,맛집정보 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광고에 힘을 쏟았다.

"주변 상권은 굉장히 좋은 편인데 기대한 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아 나름대로 분석을 해봤어요. 서비스 품질,입지,브랜드 인지도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 보니 입지 조건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때부터 지역신문,전단지，인터넷 등을 통해 우리 점포 알리기에 팔을 걷어붙였지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드디어 하루 매출이 300만원을 돌파하더군요. 올 들어선 한 달 매출이 꾸준히 8000만원 이상 오르고 있습니다. 이젠 자신감이 생기네요. "

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안정궤도에 진입했음에도 정 사장은 홍보활동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 달 매출 1억원을 넘겨 전국 가맹점 매출 순위 10위 안에 드는 게 단기 목표다. 자영업자로는 초보인 데도 직원 관리는 수준급이다.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은 무조건 영업을 중단한다. 직원들의 휴식시간인 까닭이다.

정 사장 가게에는 예비 가맹점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은 나쁜 입지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어본다. 앞으로 가게가 정상급으로 올라서면 자신의 경험을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전파해주고 싶은 게 정 사장의 꿈이다. 벌써 팬이 생겼다. 다름 아닌 친동생이다. 동생도 채선당 가맹점을 하겠다면서 경기도 하남시에 점포를 마련했다. 정 사장은 "프랜차이즈 창업을 추진한다면 우선 가맹 본사의 경쟁력을 다각도로 평가해봐야 한다"며 "개점한 이후엔 본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점주만의 마케팅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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