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2020 한양대] 글로벌 100대 대학으로 도약…'새로운 한양' 도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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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비전 '뉴 한양 2020'
브랜드·휴먼·애셋 파워 2배로
브랜드·휴먼·애셋 파워 2배로
1939년 7월1일.25세 청년 김연준이 서울 경운동에 동아공과학원을 설립했다. '사랑의 실천'을 건학이념으로 한 한양대의 모태다. 72년이 흐른 지금 한양대는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 일류를 바라보는 명문대로 성장했다.
전임 교원 1335명,학생 수 2만5080명(에리카캠퍼스 포함)의 종합대학으로 발돋움했다. 그동안 배출한 졸업생 수만 25만6240명에 달한다. 외국인 유학생 2225명,해외 파견 학생 1931명에 49개국 391개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컸다.
한양대는 성장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근대화 · 산업화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한양대 역사는 대한민국의 성장사와 일치한다. 임덕호 총장은 "경부고속도로와 서울지하철,울산 · 포항의 중공업단지,중동과 동남아시아의 해외 건설 현장에서 한양대 공대 출신들이 맹활약했다"며 "대한민국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왔다는 게 한양대의 역사이자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The Engine of Korea'를 학교 슬로건으로 삼은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한양대의 도전은 아직 미완성이다. 개교 70주년을 맞은 2009년 11월2일.한양대는 중장기 비전인 '뉴한양(New Hanyang) 2020'을 선포했다. 2020년까지 '글로벌 100대 대학'에 진입한다는 한양대의 꿈과 미래,도전 정신이 담겨 있다.
◆'뉴한양 2020'…글로벌 명문대를 향해
'뉴한양 2020'은 '뜬구름 잡기식'의 비전과는 다르다. '목표를 위한 목표'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갖고 있는 로드맵이다. 세부 실행 전략이 '파워 업(Power Up) HY2'를 통해 실천되고 있다. 교육과 연구는 물론 조직 · 경영 분야의 혁신을 통해 2020년까지 대학의 핵심역량인 △브랜드 파워 △휴먼 파워(인적 역량) △애셋 파워(자산 역량)를 2008년보다 2배로 키운다는 게 뼈대다.
브랜드 파워 부문에서는 '졸업생 평판도 3위 · 고교 상위 1%학생 점유율 10% 대학'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적 역량 분야에선 교수당 논문 피인용 횟수를 40회(2008년 16회)로 높이고 경영 역량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08년 4207억원,368억원인 교비와 순수 전략투자비를 2020년까지 1조1000억원,1700억원 수준으로 늘려 자산 역량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런 목표들은 그동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 반성을 통해 얻은 결론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한정화 기획처장은 "2009년 새 비전 수립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분석한 결과 세계 100위권 대학으로 인정받는 대학들에 비해 학생 대비 교수 수,논문 인용실적,예산 규모 등에서 2배 이상 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자율과 혁신,경쟁의 세바퀴
지난 3월28일 서울 캠퍼스에서 열린 '대학발전 비전 공유회'.임 총장은 '혁신'과 '경쟁'을 핵심 구상으로 제시했다. 자신의 의지가 4년 임기 내에 실현되려면 6개월 안에 그에 맞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못하면 끝내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는 모든 구성원이 고통을 감내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한양대 개혁작업의 키워드는 자율과 책임,경쟁이다. 임 총장은 '뉴한양 2020'의 기본 철학인 자율과 책임을 계승하면서 개혁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혁신과 경쟁이라는 화두를 추가했다.
한양대는 예산제도 변경,학장 리더십 강화,행정지원 인프라 구축 등 세 가지 방향에서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예산운영 시스템은 단과대와 학과가 수입과 비용을 책임지는 책임 예산제로 바뀐다. 예산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지고 발전을 스스로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학장의 권한도 강화된다. 이미 예산운영 자율권을 확대했고 교직원 인사권도 강화했다. 단과대 경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장의 수업과 연구에 대한 부담도 줄였다.
학장이 경영자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교직원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행정조직에서 과를 없애고 전면 팀제로 바꿨다. 학과사무실은 행정팀으로 통합했다. 혁신을 시스템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단위 조직별 경영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차세대 정보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총장이 '대표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책임 부총장제'도 도입했다. 교학부총장과 경영부총장 직위를 새로 만들었다. 교학부총장은 교무와 입학,학술연구,산학협력,국제협력 업무 등을 맡는다. 경영부총장은 총무와 관리기획,대외협력,정보통신 업무를 담당한다.
5개 전략학과(융합전자공학부 · 에너지공학과 · 미래자동차공학과 · 정책학과 · 파이낸스경영학과)를 집중 육성키로 하는 등 학문 분야의 발전에도 노력하고 있다. 연구와 강의 성과에 따라 연봉과 정년에 차이를 두는 등 교수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제도도 도입했다.
자율과 책임의 경영 패러다임 완성을 통해 조직 구석구석에 기업가 정신이 넘쳐나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