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고유가 탓에 겪는 소비자들의 고통을 너무도 모른다. "(존 록펠러 4세)

"왜 우리만 갖고 그러나. "(렉스 틸러선 엑슨모빌 최고경영자)

12일 '고유가와 석유업계 세금 감면'을 주제로 청문회가 열린 미국 상원 덕슨빌딩.청문회에는 엑슨모빌,셰브론,BP,로열더치셸,코노코필립스 5개 석유 메이저의 최고경영자(CEO) 일부와 미국 담당 사장들이 불려 나왔다. 여당인 민주당 소속의 록펠러 의원(64 · 사진)이 직격탄을 날리자 틸러선 엑슨모빌 CEO가 즉각 대응했다. 미국의 세계적인 석유왕 존 록펠러의 증손자 록펠러 의원이 석유업계를 강하게 질타한 것은 진풍경이었다. 더욱이 대놓고 반발한 엑슨모빌의 전신은 록펠러 의원의 증조부가 1870년 세운 스탠더드오일이어서 아이러니였다.

록펠러 의원은 "당신들은 아무것(고통)도 분담하지 않으려고 약속했다"며 "(로비자금으로 의회를 구워삶는) 당신들이 눈하나 깜짝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몰아붙였다. 틸러선은 "왜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고 반박했다. 존 왓슨 셰브론 CEO는 "국민들은 희생 분담을 원하는 게 아니라 번영 공유를 원한다"고 거들었다.

이날 청문회는 록펠러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이 공격하고 석유업계 CEO들과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이 맞불을 놓는 양상이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 소비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 석유업체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이 350억달러에 달하자 민주당은 석유업계 세금 감면 폐지 법안을 내놨다. 연간 약 20억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향후 10년간 폐지하는 대신 이를 재정적자를 줄이는 세수로 활용하자는 법안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청정에너지를 개발하는 데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왓슨은 "세금을 올리면 미국 내 원유 탐사와 시추 투자를 막아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오히려 석유 가격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