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20km도 거뜬한데 승차감까지 좋네…디젤차 '이유있는 질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인기가 상승세다. 올해 출시된 풀체인지(완전 변경) 신차 가운데 국산 승용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절반가량이 디젤차다. 수입차는 디젤차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과거 디젤차는 엔진 소음이 크고 승차감이 나쁘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요즘 디젤차는 가솔린 세단의 정숙함과 편안한 승차감을 겸비해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어떤 디젤차 고를까


올해 국산 및 수입 브랜드의 디젤 신차는 10여종이 나왔다. 국산차는 쌍용자동차 코란도C,쉐보레 올란도 및 캡티바,현대차 엑센트 해치백이 나왔다. 수입차는 폭스바겐의 고연비 차종인 블루모션 3종 세트를 비롯 BMW X3 xDrive20d,푸조 뉴3008,볼보 S60 D5 등이 출시됐다.

쌍용차는 체어맨W 이후 3년 만에 코란도C를 신차로 내놨다. 가격은 2000만원 초반부터 선택 가능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요즘 코란도C 국내 주문량이 늘고 있다"며 "내수 판매도 중요하지만 수출 물량 공급에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이 판매 중인 쉐보레 올란도의 장점은 배기량 2000㏄급 국산차 가운데 가격이 가장 싸다는 것.자동 모델이 2123만원부터다. SUV와 미니밴을 결합한 스타일로 실내 공간도 넉넉하고 최대 7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지난달 출시된 쉐보레 캡티바는 윈스톰 후속으로 나와 디자인이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됐으며 성능과 연비가 보강됐다. 가격은 2500만원대부터 책정됐다.

국산 소형차를 찾는 소비자라면 엑센트 디젤 및 해치백도 멋진 선택이 될 수 있다. 엑센트 디젤 라인업은 최고 출력 128마력,최대 토크 26.5㎏ · m의 1.6ℓ U2 디젤을 탑재했다. 가격은 1559만원부터다. 연비는 ℓ당 20㎞를 달린다.

올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는 직장인들은 연비 좋은 모델을 장만해도 괜찮을 듯싶다. 먼 여행길을 떠날 땐 차량 유지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럴 때 고연비 수입차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고연비 차종인 블루모션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골프 1.6 TDI 블루모션과 CC 2.0 TDI 블루모션에 이어 최근엔 제타 1.6 TDI 블루모션을 내놨다. 이 차는 공인 연비가 ℓ당 22.2㎞다.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하고 국내에 판매 중인 내연기관 승용차 가운데 가장 높다.

◆수입 디젤차 '함박웃음'
ℓ당 20km도 거뜬한데 승차감까지 좋네…디젤차 '이유있는 질주'
디젤차 공습은 수입차 시장에서 더 거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4월 신규 등록된 디젤 수입차는 31.6%로 지난해 20%대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기간에 판매된 수입차 총 3만3923대 가운데 디젤차 판매량은 1만723대를 기록했다. 반면 가솔린차 비중은 2005년 95.9%에서 작년까지 72.1%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64.3%로 급감했다.

지난달 모델별 판매 톱10 안에 든 디젤차는 BMW 520d(3위) BMW X3 2.0d(4위)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5위) 폭스바겐 골프 2.0 TDI(8위) BMW 320d(9위) 폭스바겐 CC 2.0 TDI 블루모션(10위) 등 모두 6종에 달해 디젤이 가솔린을 앞질렀다.

디젤차 위주로 라인업을 갖춘 푸조 등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면 폭스바겐과 BMW의 디젤차 판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1~4월까지 폭스바겐 디젤차는 전체 판매량 4017대 대비 3235대가 팔려 80.5%,BMW는 8039대 가운데 3599대를 팔아 44.7%를 차지했다. 특히 BMW코리아의 디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33.7%) 대비 11%포인트 늘었다.

◆디젤차 인기 왜


최근 휘발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디젤차 판매가 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유가정보서비스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경유값은 1786원으로 가솔린 가격(1947원)보다 싸다. 연비가 동일한 차를 탈 경우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경제성에서 앞서는 것이다.

그외 연비 등 디젤차의 상품성이 좋아진 것도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경유차는 통상 휘발유차에 비해 연료 효율성이 30% 정도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과거보다 성능 만족도가 높아진 데다 연비 좋은 차들이 많아진 것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하고 요즘 나오는 클린 디젤차의 연비가 매우 좋다"며 "최근 유류비 부담이 늘고 있는 데다 고연비 차종이 가솔린차보다 많아 디젤차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