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비관론은 자신에 대한 과소평가에 기인한다. 우리 경제에 대한 내부 평가 역시 그래왔다. 언론 보도만 보고 있자면 우리경제는 지난 수십년 동안 죽어도 벌써 몇번은 죽었어야 했다. 제3세계 주변부 종속국가로 전락한 지도 한참 되었어야 했다. 2050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1400달러가 돼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만 해도 그렇다. 2006년 골드만삭스가 내놓았던 전망을 최근 한 투자회사가 재인용하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것인데 "그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식의 회의적 시각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나름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결과이고 보면 결코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더욱이 6 · 25 전쟁 폐허에서 불과 40~50년 사이에 우리가 이룬 기적을 생각해 보면 지금부터 40년 뒤에 1인당 GDP세계2위도 결코 황당한 상상은 아니다. 한국은 기름 한방울 안나면서 석유제품 수출이 총수출의 10%에 육박하고 철광석이 없어도 조강생산 능력이 세계 6위인 그런 나라다. 이제는 커피콩을 수입해 일회용 커피로 만들어 수출하기 시작했을 정도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하면서 G20 의장국을 맡았고 미국 대통령이 툭하면 배워야 한다고 외치는 게 한국이다. 지난 수십년간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키가 커진 나라이기도 하다. 박태환이나 김연아를 상상한 사람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거의 없었다. 물론 지나친 자신감이나 근거없는 낙관론은 금물이다.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희망을 갖고 나아가자.한국은 정말 희한하게 재미있는 청년들이 사는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