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들여온 대전차 유도탄 '메티스-엠'(사진)의 절반 이상이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은 불곰사업으로 러시아에서 수입한 메티스-엠을 지난 2년간 시험 발사한 결과 60% 이상이 엉뚱한 곳에 떨어지거나 불발돼 공식 훈련에서 사격을 중지하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메티스-엠은 850㎜ 두께의 강판을 뚫을 정도로 강력한 화력을 보유한 휴대용 대전차 유도탄이다. 육군은 불곰사업의 일환으로 1995년 러시아에 제공한 경제협력 차관 가운데 일부를 방산 물자로 받았는데 당시 메티스-엠을 700여발 수입했다. 2005~2006년엔 2차 불곰사업으로 9000여발을 더 들여왔다.

이 유도탄은 한 발에 1700만원 정도로 총 1500억원 규모다. 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메티스-엠은 9000발 이상이다.

메티스-엠 같은 유도탄은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민감해 섭씨 10~30도,습도 80% 미만에서 보관해야 10년간 성능을 보장할 수 있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2005년 항온항습이 되는 탄약창고를 신축하라고 권고했으나 육군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시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23일 대책회의를 열고 진상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