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남성 명품 전문관'이 오는 9월께 들어선다. 안정적인 소득 기반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고급 패션 · 잡화 상품에 지출을 늘리고 있는 남성 소비자들을 겨냥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달 12일부터 강남점 6층 전체(영업면적 3960㎡)를 수입 정장과 셔츠 구두 액세서리 등 남성 고급 패션 · 잡화 상품을 판매하는 '럭셔리 멘즈 전문관'(가칭)으로 바꾸는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혔다.

강남점은 3개월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리뉴얼 공사에서 6층 전체를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남성 명품 편집매장인 '멘즈 컬렉션'(의류)과 '멘즈 퍼니싱'(셔츠 구두 액세서리 등),고급 카페 '베키아 누보'만 남기고 싹 바꾼다. 신세계는 이곳을 남성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로 채울 계획이다. 톰포드 등 8~10개 클래식 슈트 브랜드가 신규로 매장을 열고 에르메네질도 제냐,아르마니 꼴레지오니,휴고 보스,페라가모 등 기존 입점 브랜드들도 매장을 넓히고 취급 상품 수를 늘려 새로 선보인다.

백화점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아르마니 최상위 라인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블랙 라벨'의 입점도 추진 중이다. 현재 6층 영업면적의 60~70%를 차지하는 갤럭시 마에스트로 로가디스 닥스 등 남성 정장 · 캐주얼 브랜드 매장은 5층으로 자리를 옮긴다.

신세계는 리뉴얼과 함께 20~3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명품 의류 편집매장인 '멘즈 온더분'(가칭)을 새로 선보인다. 이 편집매장은 영업면적과 취급 브랜드 수에서 '멘즈 컬렉션'(영업면적 360㎡,브랜드 수 48개)이나 '멘즈 퍼니싱'(330㎡,41개)과 비슷한 규모로 들어선다. 이번 리뉴얼을 총괄하는 정경선 강남점 영업8팀장(수석부장)은 "입점 브랜드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남성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럭셔리 멘즈 전문관'은 미국 고급 백화점 바니스의 인테리어를 총괄한 유명 디자이너 제프리 허치슨이 설계를 맡았다.

국내 백화점에서 한 층 전체를 남성 명품 상품군만으로 운영하는 곳은 갤러리아 명품관 이스트가 유일하다. 4층에 20여개 남성 의류 · 잡화 · 골프웨어 브랜드 매장과 편집매장인 '지494옴므'가 입점해 있다. 영업면적은 2349㎡로 강남점 6층의 60% 수준이다. 이처럼 명품관도 아닌 신세계 강남점이 한 층을 털어 '남성 명품관'으로 만드는 것은 최근 남성 명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세인 데다 서울 강남의 '명품 트렌드 세터'를 끌어들여 '럭셔리 1번지 점포'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명품으로 분류되는 남성의류 매출 증가율은 2009년 17%에서 지난해 31%로 껑충 뛰었고,올 1~4월에는 42%로 더 높아졌다. 지난해 이후 10%대 중반인 일반 남성의류 매출 증가율보다 훨씬 높다. 신세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에서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돌파를 기점으로 남성 고급 패션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급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강남점에 대규모 '남성 명품관'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