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유행 탓…청바지 매출 성장률 마이너스 기록

의류계 스테디셀러 청바지가 최근 '실종사건'에 휘말리고 있다.

청바지는 일상복으로 자리매김한 뒤 그동안 스키니진, 배기진, 부츠컷진 등 매년 새로운 디자인이 등장하고 유행하며 매출에서 고속 성장세를 기록해오다 지난해 말을 고비로 유통가에서 매출 증가율이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

◆ 청바지 매출 감소, 레깅스·하의실종 탓

25일 온라인 쇼핑몰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옥션, G마켓, 인터파크에서 청바지 매출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

옥션은 올해 1월1일부터 5월18일까지 청바지 매출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5% 줄었다.

G마켓은 같은기간 청바지 매출 증가율이 -10%, 인터파크는 -8% 가량 감소했다.

이같은 청바지 매출 감소는 지난해 말부터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레깅스'와 '하의실종 패션'의 유행과 흐름을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패션협회 관계자는 "패션 트렌드가 바뀌며 청바지 대신 레깅스가 인기를 끌었다"면서 "여름에만 입던 짧은 바지가 하의실종 패션의 유행으로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도 청바지 부진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같은기간 레깅스의 매출은 각각 17%(옥션), 15%(G마켓), 12%(인터파크) 증가했다.

게스코리아 관계자는 "청바지의 경우 꾸준히 유행을 타며 이미 소비자가 가진 아이템이 많다"면서 "레깅스의 영향도 일정부분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청바지 시장은 2000~2010년 청바지의 매출 성장률이 매년 10%를 넘어섰지만 올해부터는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게스는 올해 여성용 청바지보다 남성용 진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토종브랜드인 버커루 또한 "레깅스 인기 등의 영향으로 청바지의 매출 성장폭이 소폭 줄었다"고 밝혔다.

◆ 일본도 청바지 생산량 급감

청바지 실종은 국내뿐만 아니라 패션 유행패턴이 비슷한 일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터넷판을 통해 "일본 청바지협의회의 조사 결과, 2009년 청바지 생산량이 5062만 벌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진메이트'나 '라이트온' 등 일본의 유명 청바지업체의 매출도 각각 17.8%, 11.6% 줄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 또한 청바지 매출 부진의 한 이유로 레깅스의 붐을 꼽았다.

올해들어 입기 편한 패션이 유행하며 레깅스와 통이 넓은 면바지인 카고바지가 청바지를 대신하고 있다는 게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분석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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