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오는 7월부터 밀 등 곡물 수출 금지를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국제 곡물 시장에서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7월1일부터 곡물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이 90%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도 지난 11일 올해 작황 전망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7월께 금수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예정보다 3개월 정도 앞당겨 금수 조치를 푸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8월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수출을 금지했다. 50년 만의 극심한 가뭄과 무더위로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지난해 곡물 수확량은 전년 대비 37% 줄어든 6000만t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겨울에 내린 눈이 녹아 토양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면서 수확량이 늘어났다. 러시아 농무부도 국내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는 양을 수확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곡물 수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계 3위 밀 생산국인 러시아가 금수 조치를 해제하면 미국과 유럽의 수확량 감소를 상쇄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곡물 수확량이 가뭄으로 줄어들어 곡물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밀 가격은 지난주 17% 급등해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유럽의 밀 선물 거래가도 지난 9주간 30% 가까이 올랐다.

루크 챈들러 로보뱅크 농업시장조사관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흑해 연안 국가들의 곡물 수출량이 2배로 늘어나 공급 부족 문제가 서서히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