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 등 PC 그래픽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그래픽카드 가격이 5월 한 달간 최대 15%가량 떨어졌다. 4월 중순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제품이 나온 데다 그래픽카드 제조업체 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인 것이 가격 하락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31일 서울 용산전자상가와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라데온 계열의 그래픽카드 가격이 5월 한 달간 모델별로 11~15% 급락했다.

미국 AMD사의 그래픽 칩셋을 장착한 라데온 계열 그래픽카드 중 대만 그래픽카드 업체인 사파이어가 제조한 '사파이어 HD 6850 익스트림 1기가' 제품은 이날 18만9000원 선에서 거래됐다. 한 달 전인 4월 말(22만2000원)에 비해 14.9% 떨어진 가격이다. 3개월 전과 비교하면 21.5% 하락했다.

대만 업체 MSI가 생산한 'MSI 라데온 HD 6850 1기가' 가격도 개당 19만5000원으로,최근 한 달 사이 12.5% 내렸다. 3개월 전에 비해서는 19.7% 떨어졌다. 대만의 아수스가 제조한 'ASUS 라데온 HD 6850 1기가'도 20만30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7%, 3개월 전과 비교하면 14.3% 하락했다.

그래픽카드 가격이 이처럼 떨어진 것은 사파이어가 지난 4월 중순 성능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20% 이상 저렴한 새 그래픽카드(모델명 '사파이어 라데온 HD 5850')를 내놓은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다나와 관계자는 "다른 라데온 계열 제품 가격이 22만원 중반이던 4월 중순 신제품이 18만원 중 · 후반대 가격으로 나오면서 다른 제품 가격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4~6월 PC시장 비수기를 맞아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그래픽카드 업체 간 밀어내기 경쟁이 심해진 것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그래픽카드업체 관계자는 "4,5월 제품 판매량은 3월에 비해 20%가량 줄어드는 게 보통인데 올해는 비수기 경기가 더 나빠져 30% 정도 감소했다"고 전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