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차 전용 상가 공급이 부쩍 늘고 있다. 조성된 지 20년 안팎 되는 신도시 상업지역의 경우 단일 상가건물 내 주차대수가 부족하고,잦은 진입로 안전사고로 주차장 상가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신도시 상업지역 내 주차 전용 상가는 일반적인 지구단위계획기준에 따라 건축 연면적의 최대 30%까지 상업시설(1 · 2종 근린생활시설,문화 및 집회시설,업무시설,운동시설)을 들일 수 있어 투자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최근에 공급되는 주차 전용 상가는 차별화된 외관과 설계로 임차인 및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등 상품가치 측면에서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월세는 주변 상가와 비슷

주차전용 상가는 보통 지상 1~3층에 상가(30%)를,나머지층에 주차공간(70%)을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연면적의 70%가 주차공간이다 보니 일반 상가보다 풍부한 주차시설을 확보해 고객들의 접근성이 수월한 게 매력이다. 일반 상업지역에 비해 땅값이 싸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거 공급되고 있는 주차장 상가는 분양가가 주변에 비해 10% 정도 저렴하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상가를 싸게 분양받는다는 것은 주변 상가에 비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월세는 주변 상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받지만 투자비용이 적어 그만큼 연간 임대수익률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수도권 '주차장 상가' 업그레이드…분양가 싸 수익성 기대 커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신대역 일반상업지역에 공급 중인 주차장 전용 상가 '에스비타운'의 경우 1층 기준 3.3㎡당 분양가가 주변보다 10~20% 정도 낮은 편이다.

이 상가는 연면적 1만2682㎡,지하 2층~지상 6층에 41개 점포로 구성돼 있다. 총 1035가구의 상록자이 아파트 출입구가 바로 단지 옆에 있어 단지 내 상가 역할도 겸할 수 있다. 주차장 상가답게 신대역 인근 상가 가운데 최대 규모인 163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 공급 중인 에이스타운은 3.3㎡당 분양가가 1700만~2200만원이다. 이는 인근에 공급된 상가(3.3㎡당 3000만원 선)보다 최대 30%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성남 판교신도시의 이신빌딩도 3.3㎡당 분양가를 3200만원으로 잡아 인근 상가보다 10% 안팎 싸게 공급하고 있다.
수도권 '주차장 상가' 업그레이드…분양가 싸 수익성 기대 커
◆백화점식 설계기법 등 차별화

과거에 공급된 주차장 상가는 주차공간이 외부에서 훤히 보이도록 설계돼 시각적으로 깔끔하지 못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주차공간은 많지만 이 같은 외관상의 한계 탓에 투자자들이 꺼리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 공급되는 주차장 상가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해 외관이나 주차공간,매장 배치 등을 백화점이나 마트식으로 꾸미고 있다.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으면서 시각적으로도 깔끔해보여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수도권 '주차장 상가' 업그레이드…분양가 싸 수익성 기대 커
KTX천안아산역 인근에 공급 중인 주차장 상가 '베아뜨리'는 외관을 고급스런 은색으로 마감하고 건물 전면에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주변 상가와 차별화된 외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테라스 공간도 마련되며 입점 이후에는 고객들을 위한 주차대행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광교신도시 '에스비타운'도 지상주차장(2~5층)이 매장까지 바로 연결되는 대형마트식 설계를 도입해 고객과 입점주의 편의성을 높였다. 주차장은 후면부에 배치되기 때문에 전면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지의 '에이스타운'은 기존 설계기법을 깨뜨린 새로운 개념의 주차장 상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차공간을 모두 지하로 넣고 상가는 1층에만 배치했다. 저층부에 상가,상층부에 주차공간을 배치하는 통념을 깬 설계다.

서울 은평뉴타운에 공급중인 '에코테라스'도 주차공간을 지하에 배치하고,지상은 3층 규모의 테라스형 상가로 설계했다. 판교신도시 내 이신빌딩은 마감재 수준을 높이고 유럽풍 외관 설계를 적용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수도권 '주차장 상가' 업그레이드…분양가 싸 수익성 기대 커
◆접근성이 핵심…입지 파악은 필수

이처럼 주차장 상가에 대한 투자매력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단순히 분양가와 차별화된 설계만 보고 투자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상가 투자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권조사,즉 '입지'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주차장 상가에도 필수요건이라는 얘기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건물을 아무리 잘 지었다고 하더라도 고객 유입이 현저히 떨어지는 곳에 자리한 상가를 분양받으면 손해를 볼 확률이 높다"며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은 입지인지 배후수요와 외부수요,역세권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선 한경닷컴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