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주가 무더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지표 부진과 중국의 긴축 이슈, 유럽발(發) 재정 위기 재부각 등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경기에 민감한 화학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7일 오후 1시 20분 현재 화학업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4% 하락한 5784.39를 기록하면서 전업종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피지수가 0.48% 하락하는 것과 비교해도 낙폭이 크다.

종목별로도 대장주인 LG화학이 1.50% 하락하는 것을 비롯, 호남석유(-5.94%), OCI(-5.72%), 코오롱인더(-5.72%), 한화케미칼(-5.99%) 등이 5% 이상 급락하고 있다. 정유주도 국제 유가의 하락 소식에 SK이노베이션이 4.29% 하락하고 있고, S-Oil(-4.11%), GS(-6.71%)도 동반 급락세다.

김영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업종은 소재기업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상황에 민감하다"면서 "미국의 경기 지표 둔화, 중국의 긴축 이슈, 유럽발 재정 위기 상황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이슈가 불거졌다는 판단이다.

미국의 경기 지표는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 주말 5월 신규 일자리가 5만4000개에 그치면서 8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을 비롯, 이미 제조업 지표 등이 둔화되면서 소프트 패치(경기 회복기의 일시적인 둔화)와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월가에서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거시 경제 지표가 부진을 보이는 상태에서 중국의 긴축 기조도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에 불을 지피고 있다. 또 수요 둔화 우려와 맞물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유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정례 회의에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공식 산유량 제한을 하루에 최고 150만배럴까지 확대할 것이란 가능성에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등 거시 경제 지표가 뚜렷이 좋아지기는 힘든 만큼 화학주가 조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무게를 뒀다.

김 연구원은 "매크로 지표가 반등하기 전까지는 화학주가 조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미국 경기 지표의 부진이나 중국의 긴축 이슈 등이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화학주에 영향을 미친만큼 기술적 반등 양상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2009년 이후 화학업종은 꾸준히 우상향하며 그동안 급등세를 이어온 만큼 최근 불거진 악재로 인해 주요 매수 주체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면서 "악재에 대한 내성이 생기기 전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