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가 힘껏 날아올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에프씨비투웰브의 자회사인 에프씨비파미셀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가 세계 최초로 품목허가를 취득했다는 소식이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4일 심근경색 줄기세포 치료제 '하티셀그램-AMI'에 대한 심사 절차를 끝내고 다음달 1일자로 시판을 최종 허가했다. 증시는 지난 10여년간 '속빈 강정' 취급을 받았던 바이오 기업의 첫 성과에 화끈하게 화답했다.

이날 에프씨비투웰브를 포함해 줄기세포 관련주 4개가 상한가로 직행했다. 바이오시밀러 면역세포치료제 등 바이오 관련주도 강한 매수세 유입으로 '잔칫집' 분위기를 만끽했다.


◆바이오주에 대한 재평가 시작

지난 10여년간 국가 미래 성장동력을 거론할 때 바이오는 한번도 빠진 적이 없는 '만년 기대주'였다. 하지만 일반투자자는 물론 정책 입안자들까지 바이오기업 하면 '거품''돈 먹는 하마'를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바이오신약 개발의 속성상 엄청난 연구 · 개발(R&D)비와 시간이 필요하고 도중에 뚜렷한 성과를 보여줄 수 없어서다.

이날 줄기세포 치료제의 첫 시판허가는 국내 바이오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날 주인공인 에프씨비투웰브는 장 시작부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초강세를 이어간 끝에 1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전날보다 9배 가까이 늘어나며 최근 두 달여 만의 최대를 기록했다. 줄기세포 관련주인 알앤엘바이오는 이날 유방암 조기 진단 기술 개발 호재까지 겹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메디포스트이노셀 등 다른 줄기세포 관련주들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미국과 국내에서 실명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인 차바이오앤은 10.47% 급등했다. 셀트리온을 비롯해 씨젠 이수앱지스 마크로젠 등도 5%안팎 상승했다.


◆신약 경제성 입증이 변수

줄기세포 치료제의 상업화 성공은 바이오주에 단발성 호재일 뿐 '바이오 랠리'를 이끌 만한 재료는 못 된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다. 올초부터 꾸준히 노출됐던 재료인 데다 향후 신약의 경제성 여부 등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고성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줄기세포 치료제가 상용화되더라도 가시적인 실적이 나오려면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만큼 냉정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걸맞은 성과를 기업들이 얼마나 빨리 내느냐에 따라 바이오주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주가 증시의 주도주 역할을 하기 위해선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인 셀트리온을 이을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이날 시가총액이 4조8900억여원으로 불어났다. 코스닥시장 전체의 5.05%로 2위인 서울반도체(1조7310억여원)와의 격차를 갈수록 벌리고 있다.

셀트리온과 어깨를 견줄 만한 기업이 나와야만 바이오주의 테마가 지속된다는 분석이다. 후보로는 이날 호재를 터뜨린 에프씨비투웰브와 무릎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제 품목허가를 앞둔 메디포스트 등이 꼽히고 있다.

김현수 에프씨비파미셀 대표는 "신약은 기존 의약이 다룰 수 없었던 재생의학의 장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상업적 성공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