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난 40년간 소중히 간직해온 유물을 우리 국민들과도 함께 감상하고 싶습니다. "

김양식 한 · 인도문화연구원 원장 겸 시인(80 · 사진)이 내달 2일 서울 서초동에 '인도박물관'을 개관한다. 김 원장이 지난 40여년간 인도를 방문할 때마다 한두 점씩 수집해온 각종 수공예품,악기,현대미술작품,민화 등 1000여점이 순차적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개관에 맞춰 인도의 악기 60여점을 특별 전시한다. 박물관은 유치원과 초등학생이 인도 민화 그리기,인형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는 체험교육실도 운영한다. 매달 한 번씩 인도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인도 문화의 이해와 전파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인도 정부로부터 최고 권위의 시민상인 '파드마 슈리상'을 받았다. 그는 "내 평생의 절반인 40년을 인도에 대해 공부하고 인도를 방문하면서 보냈다"고 회고했다. "주한 인도 대사가 한 달 전 '소장품을 미리 보고 싶다'며 박물관을 찾았는데 '철제 항아리는 나도 처음 본다'며 놀라더군요. 참 뿌듯했습니다. 2~3년 뒤에는 이 박물관을 서울시나 정부에 넘기고 싶습니다. "그가 인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열 살 무렵 큰오빠의 중학교 교과서에서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쓴 '초승달'을 읽으면서부터다. "부인과 사별한 타고르가 아이들에게 부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시였어요. 내용이 정말 아름다워서 지금까지 시 구절을 기억합니다. " 김 원장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 대학원 인도철학과에서 공부했다.

김 원장은 1981년 한국인도문화연구회를 창설했으며 타고르의 저서를 포함한 다수의 인도 문학 작품을 한국어로 번역했다. 국내 대표적인 1세대 발레리나인 김혜식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의 친언니이기도 하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