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확이 끝난 햇복분자 가격이 작년보다 25% 이상 올랐다. 지난겨울 냉해와 봄 가뭄 등으로 작황이 나빴고 재배농가가 줄어들면서 올해 복분자 수확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탓이다.

14일 전남 · 북 농협과 생산농가에 따르면 전국 복분자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전북과 전남에서 올해 수확한 복분자를 농협이 수매한 물량은 2500여t으로 지난해 5000여t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복분자는 전북 고창과 순창,전남 장성과 보성 등이 주산지로 6월 중순부터 7월 초에 수확한다. 농가에서 수확한 복분자는 대부분 해당 지역의 단위농협이 수매하고,각 농협은 복분자 가공업체와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각 농협은 생산량이 줄어들자 올해 햇복분자 수매가를 20~40% 올렸다. 순창농협 쌍치지소는 ㎏당 수매가격을 지난해 5100원에서 올해 7000원으로 37% 인상했다.

김원기 쌍치지소 판매담당 과장은 "택배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도 수매가 인상에 맞춰 ㎏당 1만원으로 작년보다 2000원 높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복분자 수확량이 줄어든 것은 최근 몇 년간 복분자 가격 하락세로 일부 농가가 작목을 전환해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김 과장은 "쌍치마을에서는 기존 복분자 재배농가 중 20~30% 정도가 블루베리 등 수익 전망이 좋은 품목으로 작목을 바꿨다"고 말했다.

술 음료 건강식품 등 복분자 가공업체들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진 데다 원료 목표 구매량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분자주 시장의 5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복분자 가공업체인 보해양조는 연간 1300t가량 구매해 왔지만 올해는 700여t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농협 구매량으로는 부족해 농가들이 개별적으로 갖고 있는 물량 구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