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드는 7월 하순부터 가을 패션 아이템이 팔리기 시작하는 8월 말까지는 백화점의 전통적인 비수기였다. 8월은 백화점 매출이 연중 가장 작은 달로,최대 성수기인 12월 매출의 60~70%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점포의 대형화 · 복합화로 백화점에서 쇼핑뿐 아니라 여가와 오락을 즐기는 '몰링(malling)' 트렌드가 뚜렷해지면서 월별 매출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8월 매출이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5.6%에서 작년엔 6.6%로 뛰었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6.2%에서 7.0%,신세계백화점도 6.7%에서 7.3%로 높아졌다.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으로 나들이하는 가족단위 고객이 늘면서 매출도 덩달아 뛴 덕분이다.

백화점들이 올여름엔 '몰링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점포별로 문화홀과 갤러리,문화센터,휴식공간 등을 활용해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와 공연,체험행사를 집중적으로 마련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에비뉴엘은 21일부터 내달 2일까지 전층(지하 1층~지상 5층)에서 인기 만화 '개구쟁이 스머프'의 등장인물 모형 130여점을 전시한다. 전시작은 '스머프' 탄생 53주년을 기념해 안성기 · 김태희 씨 등 유명 연예인,작가,디자이너들이 제작에 참여한 다양한 캐릭터의 스머프 인형들이다.

롯데 청량리점 갤러리에서는 오는 23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재활용품으로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환경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녹색환경 체험전'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22일부터 내달 말까지 일산 킨덱스점과 서울 미아점 목동점 신촌점 압구정본점 등 점포별로 '아쿠아리움 탐험전' '곤충 체험전''세계 악기 감성 체험전' '우주과학전' 등을 마련한다. 임은우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올여름엔 음악과 미술 관련 체험전을 추가하는 등 문화 콘텐츠를 작년에 비해 다양하게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9개 점포에서 오는 29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시티 바캉스'를 테마로 다양한 여름 공연 · 전시 행사를 갖는다. 충무로 본점은 이 기간에 7개의 테마로 이뤄진 상상속 책 놀이터인 '와우 와우 그림책 놀이터'를 신관 문화홀에 설치한다. 벽과 바닥을 골판지로 만들어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김봉수 신세계 마케팅담당 상무는 "작년 8월에는 가족 단위 고객이 늘어나 델리 식품군 매출이 12월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며 "올해도 고객들이 백화점에서 여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문화행사를 알차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