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대생들은 이론에만 뛰어난 줄 알았는데, 이런 잠재력이 숨어 있었다니 놀랍습니다. "(헤르만캐스 보쉬 코리아 대표)

"학교에선 실행해볼 수 없었던 머릿속 아이디어를 직접 사업으로 연결해보며 '기업가정신'을 배웠죠."(이승재 · 서울대 화학공학과)

'유럽-코리아 비즈니스 아이디어 경진대회'가 21일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최종 결선을 치르고 막을 내렸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UCCK)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 행사는 국내 대학생과 유럽계 회사들을 연결해 주기 위한 목적으로 열린 기술 ·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으로 지난 3월 예선을 시작했다. 그동안 전국 38개 대학에서 100팀 이상이 참가했으며 최종 선발된 10팀이 이날 마지막 대결을 펼쳤다.

참가자들은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이 벤처캐피털들로부터 자금을 끌어올 때 주로 쓰는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 · 1~3분 내에 메인 아이디어와 사업 실행 방식을 요약해 발표하는 형식)' 방식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1위는 태양광 압축설비를 이용한 쓰레기 수거 시스템을 설계한 ECUBE팀(서울대 경영학과 구종현 씨 등 4명)에 돌아갔다. 구씨는 "태양광을 압축해 에너지 소모를 낮추는 장비와 탄소가 낭비되는 루트와 시간을 알려주는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적용했다"며 "탄소 배출을 최대 70%까지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2위를 차지한 THE FUTURE팀(연세대 전자공학과 전해곤 씨 등 4명)은 압전소자(진동 등 자극을 받으면 자동으로 스스로 전기를 발생하는 물질)가 내는 에너지를 사용해 스쿨존,톨게이트 등 차량이 속도를 많이 낼 수 없는 구역에서는 연료 사용을 자동으로 절감하게 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신소재를 이용해 플렉시블한 인공 대퇴골(넓적다리뼈)을 선보인 G&I(아주대 기계공학 안철민 등 3명)은 3위에 올랐다.

이날 대회에는 ABB 아지앙스 보쉬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 슈나이더 스카이레이크 트럼프 벡터 베올리아 핀에어 등 EUCCK 소속사 대표들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1등을 차지한 ECUBE팀에는 500만원의 상금과 유럽 여행권이 수여됐다.

마리나 파옌 EUCCK 이사(30 · 스페인)는 "학생들이 학교나 전공의 벽을 허물고 SNS를 통해 팀을 조직하고 토론하면서 더욱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우수 아이디어는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