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물폭탄으로 인해 강남 일대의 통신 장애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KT만이 멀쩡하게 이동전화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부터 낮 12시5분까지 강남 인근의 SK텔레콤 기지국 배터리가 방전돼 이 일대 SKT 가입자들의 휴대전화가 불통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전 8시께 강남·서초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해 비상 배터리로 전력을 공급했지만 9시15분 이마저 방전돼 기지국 가동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전차량을 보냈지만 강남 일대 도로 침수로 도착이 늦어져 불통 시간이 길어졌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통화 불능이라는 사태는 면했지만 일부 중계기가 정전 피해를 입어 통화품질이 저하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강남 지역 정전으로 인해 비상 배터리를 가동하고 있어 통화에는 큰 차질이 없다"며 "다만 건물 내부, 음영 지역 등에서는 중계기가 신호를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데 현재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해 통화 품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KT는 "강남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양재전화국과 가락전화국 등 중앙집중국에서 처리하는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센터(CCC) 기술을 도입했기 때문에 전력소비량이 적어 정전으로 인한 비상사태가 없었다"고 밝혔다.

기지국 일부가 정전 피해를 입긴 했지만 통화 불능이나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KT 관계자는 "CCC 도입으로 전력 소비량이 개선돼 전원 공급 없이도 약 2시간 동안 운용할 수 있고 이후 소형 발전기로도 충분히 CCC의 RU(기지국의 안테나 부분)를 운용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타 통신사의 경우 CCC 구조가 아니고 일반 건물마다 기지국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정전이 됐을 경우 배터리로 전원을 공급하지만 배터리 시간에 한계가 있어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KT의 CCC는 기지국 신호처리 부분을 옥상에 두어 광케이블로 연결하고, 데이터 처리부분 부분은 중앙집중국(해당 지역 경우는 양재전화국, 가락전화국 건물 내부)에 모아 침수나 정전 피해에서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KT는 지난 3월 경기 안양 지역에 CCC를 적용한 데 이어 5월 강남권도 CCC로 전환했고 이달 초에는 영등포ㆍ양천ㆍ강서에서도 차례로 구축했다. 연말까지는 서울 강북 전역으로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