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채소류 물가를 좌우하는 마늘값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국내 마늘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국 마늘 작황이 올해 크게 좋아진 상황에서 정부가 마늘값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방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11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전국 주요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난지형 마늘 20㎏ 상품(上品) 가격은 6만8000원으로 최근 한 달 새 20.9% 내렸다.

마늘값 하락은 지난 5월부터 가속화하고 있다. 작년 말 11만3200원이던 같은 중량의 마늘값은 올 들어 4월 말(10만1400원)까지 4개월간 10.4% 내렸다. 이후 하락 속도가 빨라지며 이날까지 3개월10일간 하락률이 32.9%에 달했다. 그 가운데서도 이달 내림폭이 11.0%로 가장 컸다.

지난해 급등했던 마늘값 하락세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 마늘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마늘 주산지인 중국 산둥성 마늘값도 지난달 하순 ㎏당 2위안(약 330원) 내외로 1년 전에 비해 80%가량 내렸다"고 전했다. 중국산 마늘이 가격 경쟁력이 생기면서 최근 360%의 높은 관세를 부담하고도 국내에 들여오는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정부는 최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늘값이 비싸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중국 마늘값이 안정되고 국내 작황이 크게 나쁘지 않은 상황인데도 마늘값이 아직 평년의 2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판단 아래 중국산 비축 물량을 이달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 예정이다. 농수산물 비축을 통한 물량 수급 조절을 담당하는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먼저 중국산 마늘 5000t을 무관세로 들여와 이달 20일께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김장철에 맞춰 올 하반기 중 추가로 중국 마늘 1만여t을 들여올 방침"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마늘값 추가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당 2000원 선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