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전강후약 흐름을 나타낸 끝에 사흘 만에 하락했다.

미국발(發) 훈풍에 상승세로 장을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 매물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하락 반전, 작년 9월9일 이후 처음으로 1800선을 하회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13포인트(1.33%) 내린 1793.31로 장을 마쳤다.

전날 뉴욕증시가 미 고용지표 개선에 힘입어 3∼4%대 급등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1840선에서 오름세로 장을 출발했다.

프로그램 매물 부담과 외국인 매물이 지수를 압박했지만 개인 매수세가 오전장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기관이 매도 규모를 늘리면서 지수는 하락 반전했고, 이후 낙폭을 키워 18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외국인이 화학과 건설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278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해 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기관도 매물을 늘려 252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은 490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악화로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됐다. 차익거래는 3768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638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4406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물을 내놓은 화학과 운수장비가 각각 4%, 3% 넘게 밀려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9% 넘게 떨어진 LG화학을 비롯해 S-Oil,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등 화학주들이 3∼7%대 하락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주 삼인방은 2∼4%대 밀렸다.

전기전자 업종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이닉스가 D램 메모리 가격 하락 여파로 주가가 9% 넘게 떨어졌고,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1∼3%대 내렸다.

반면 의약품은 3% 넘게 뛰었고, 은행, 유통, 전기가스, 음식료 등 내수업종은 강세를 탔다.

시가총액 1∼10위 가운데 삼성생명, KB금융을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하는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내림세를 보였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말과 15일 광복절 휴일을 앞두고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장 후반으로 갈수록 코스피지수가 하락했다"며 "당분간 투자심리와 해외변수에 따라 흔들리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9개 등 511개로 나타났다. 하한가 3개를 비롯해 330개 종목이 내렸고, 65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