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자동차가 러시아 현지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혼다자동차가 최근 러시아 경제발전부에 진출 계획을 제출하고 협의를 시작했다"며 "일본 등에서 주요 부품을 들여와 러시아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공장 설립 지역은 러시아 정부와 협의해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극동 연해주 지역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초기 생산 규모는 연간 3만~5만대 정도로 잡고 있고,투자금액은 수십억엔 선이 될 전망이다. 공장이 설립되면 혼다자동차 최초의 러시아 현지 공장이 된다.

지금까지 혼다는 러시아에 공장을 짓지 않고 영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완성차를 들여와 러시아에서 판매했기 때문에 현지생산 업체에 비해 차량 가격이 비쌌다. 50% 가까운 관세가 붙는 데다 엔고(高)까지 겹친 탓이다. 이로 인해 혼다는 작년 한 해 동안 러시아에서 1만8000대의 자동차를 파는 데 그쳤다.

도요타 닛산 등 일본 대형 자동차업체들은 대부분 러시아 현지에 공장을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작년 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준공했다. 일본 중견 자동차회사인 마쓰다도 내년부터 연해주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들어 자국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외국 기업들에 직접투자를 촉구하고 있다. 이런 정책에 발맞춰 포드는 최근 러시아 자동차업체 솔레스와 합작기업을 설립했고,르노닛산은 러시아 최대 자동차회사인 아브토바즈 인수를 추진 중이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 규모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60만대까지 줄었다가 최근 들어 중산층 소득이 늘어나면서 210만대 수준으로 커졌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