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짓눌린 코스닥지수가 8% 이상 폭락했다.

26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96포인트(8.28%) 떨어진 409.5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에 반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닥지수도 1% 이상 반등세로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프로그램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장중 개인이 대거 팔자에 나서자 7% 이상 폭락세를 나타냈다. 한때 개인이 순매수로 전환하며 지수도 낙폭을 줄이는 듯 했다. 하지만 장 막판 개인은 다시 매도 공세를 퍼부었고 지수도 400선까지 크게 밀렸다.

개인은 220억원 이상을 팔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장 막판 입장을 굳히며 각각 23억원, 115억원씩 순매수했다.

대부분 업종이 크게 떨어졌다. 의료·정밀기기와 화학, IT(정보기술) 부품, 출판·매체복제, 종이·목재, 운송 업종 등은 10~11% 이상씩 폭락했다.

폭락장에서 선방하던 통신방송서비스 업종만 1%대 하락했고, 그 외 업종들은 3~7% 이상씩 뒤로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우수수 떨어졌다. 시총 100위권 내에서는 SK브로드밴드 등 단 다섯개 종목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태웅, 아이씨디, 씨앤케이인터 등 시총 상위종목은 하한가로 추락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민감한 IT(정보기술)주를 중심으로 돼 있는 코스닥지수는 베타 값이 높아 시장이 빠질 때 더 많이 빠진다"며 "특히 소형주는 위험 프리미엄을 미리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이날 오전부터 거래량이 일일 거래량의 절반 이상으로 늘어났었다"며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해했던 개인들이 이날 투매 물량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날 상승종목은 상한가 17개를 비롯 65개에 불과했다. 하한가 190개 등 932개 종목은 내렸고 10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