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저가 매수를 노린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은 지속되고 있지만 주가 하락으로 펀드 순자산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최근 두 달간 날아간 자산가치만 11조원에 달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23일까지 사모펀드를 포함한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모두 3조1391억원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덕분에 지난 7월까지 순유출 상태였던 국내 주식형펀드는 연간 기준으로도 1조6323억원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자금 유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7월 말 67조8160억원이었던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은 두 달 새 70조5854억원으로 불어났다.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70조원대를 회복하기는 작년 7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펀드 설정액과 운용수익을 합친 순자산은 71조46억원에서 60조2266억원으로 10조7780억원이나 급감했다.

올해 주식형펀드 자금유입 규모와 작년 말 순자산 규모가 67조603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주식형펀드에서 보유한 주식의 가치도 올 들어 10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본부장은 "펀드 보유비중이 높은 중대형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순자산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펀드 환매와 주가 하락에 따른 이중고를 겪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은 23일 현재 13조381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3조2002억원(19.3%) 감소했다. 지난달 급락 이후 펀드 환매는 잦아든 모습이지만 순자산은 10조8304억원으로 두 달 만에 2조8309억원(20.7%)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폭(20.4%)보다 순자산 감소폭이 크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 들어 설정액이 1조5000억원 가까이 늘었지만,주식형펀드 순자산은 8조3577억원으로 오히려 작년 말 대비 13% 줄었다.

상반기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JP모간자산운용이 작년 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1조4335억원,삼성자산운용이 6205억원 증가한 7조4390억원대의 순자산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산은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도 올해 신규 유입된 자금보다 순자산 감소 규모가 더 크다.

한편 지난달 이후 KB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5조359억원으로 7910억원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의 설정잔액도 2조3714억원으로 2679억원 증가했고,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P자산운용 JP모간자산운용 등도 설정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