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춤추는 원·달러 환율…업종별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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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기에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지면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28일 오후 1시 1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5.1원 상승한 1178.3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중 지난 27일까지 종가기준으로 무려 112.2원이나 뛰었다. 이 기간 동안 환율은 상승폭뿐 아니라 변동폭 역시 큰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장중 고점과 저점 차이가 46원에 달했다.
이같이 변동성이 큰 흐름을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 원·달러 환율 내리면…운송·항공·음식료 등 이익개선
노무라금융투자는 전날 원화값 폭락에도 불구하고 연말 달러 대비 환율 전망치를 1020원으로 유지했다.
권영선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아시아 국가중 위환위기의 가능성이 가장 낮다"며 "최근 원화가 급격히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이며 이후 원화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재정귀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결국 원화 강세 기조(환율 하락)로 돌아서 내년 말에는 960원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이 환율이 내려가면 원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거나 외화 부채가 많은 운송, 항공, 음식료, 제약, 철강업종은 이익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환율이 100원 하락하면서 연말 기준 1050원(평균 1008원)을 기록할 경우 포스코의 주당순이익(EPS)은 6.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가격의 하락으로 매출은 줄겠지만 동시에 원재료 가격에 대한 부담이 줄어, 이익률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역시 환율 하락시 큰 수혜가 예상된다. 현재 매출의 약 50%와 영업비용의 70% 정도가 외화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외화 차입액은 60억달러(2분기 기준) 수준이다. 환율이 100원 하락해 연말 1050원 수준을 유지하면 EPS는 114.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원·달러 환율 오르면…IT·차 등 수출업종 수혜
반대로 환율 상승세(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국내 금융기관들의 달러화 자금 확보 경쟁과 역외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매수 쏠림현상 등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내에 하향 안정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기적으로는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연평균 환율 전망치를 기존 1080원에서 1095원을, 연말 전망치를 기존 1040원에서 1080원으로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더 큰 폭으로 연말 환율 전망치를 조정, 기존 1150원에서 1250원으로 올렸다.
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외환 건전성 여건과 경기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환율이 2008년의 위기 수준으로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대외 여건을 보면 연말 1200~1300원으로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환율 상승시에는 반도체, 전기전자, 자동차, 종합상사, 화학, 조선, 기계 업종이 수혜주로 꼽힌다.
환율이 100원 오르면 종목별 EPS 증가율은 삼성전자 16.7%, 삼성SDI 27.0%, LG전자 24.2% 등으로 특히 IT업종에서 크게 나타난다고 대우증권은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환율 100원 상승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약 16.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달러화 관련 예상 매출액과 원재료 수입액이 각각 1460억달러, 1000억달러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외화자산과 부채는 각각 9조4000억원, 9조원 수준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환율 급등락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환율 상승에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힌다. 외화부채가 5430억원으로 외화 자산을 상회하는 가운데 환율이 100원 오를 것이라는 가정하면 EPS는 45.9%나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수출 비중이 80%수준으로 환율 민감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업체는 IT업종 만큼은 아니지만 환율 상승시에 비교적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과거에도 환율 상승시 채산성이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수출은 162억7000만달러, 지출은 36억9000만달러로 순노출액(Net exposure)은 125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현대차의 외화 순자산을 4억1000만달러로, 환헤지 비율은 이익노출의 15%로 가정하면 EPS는 환율 100원 상승시 8.7% 증가한다.
한편 인터넷·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들은 그나마 환율 변동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은 다른 요인들보다 콘텐츠 서비스 등의 성공 여부가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28일 오후 1시 1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5.1원 상승한 1178.3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중 지난 27일까지 종가기준으로 무려 112.2원이나 뛰었다. 이 기간 동안 환율은 상승폭뿐 아니라 변동폭 역시 큰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장중 고점과 저점 차이가 46원에 달했다.
이같이 변동성이 큰 흐름을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 원·달러 환율 내리면…운송·항공·음식료 등 이익개선
노무라금융투자는 전날 원화값 폭락에도 불구하고 연말 달러 대비 환율 전망치를 1020원으로 유지했다.
권영선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아시아 국가중 위환위기의 가능성이 가장 낮다"며 "최근 원화가 급격히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이며 이후 원화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재정귀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결국 원화 강세 기조(환율 하락)로 돌아서 내년 말에는 960원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이 환율이 내려가면 원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거나 외화 부채가 많은 운송, 항공, 음식료, 제약, 철강업종은 이익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환율이 100원 하락하면서 연말 기준 1050원(평균 1008원)을 기록할 경우 포스코의 주당순이익(EPS)은 6.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가격의 하락으로 매출은 줄겠지만 동시에 원재료 가격에 대한 부담이 줄어, 이익률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역시 환율 하락시 큰 수혜가 예상된다. 현재 매출의 약 50%와 영업비용의 70% 정도가 외화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외화 차입액은 60억달러(2분기 기준) 수준이다. 환율이 100원 하락해 연말 1050원 수준을 유지하면 EPS는 114.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원·달러 환율 오르면…IT·차 등 수출업종 수혜
반대로 환율 상승세(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국내 금융기관들의 달러화 자금 확보 경쟁과 역외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매수 쏠림현상 등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내에 하향 안정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기적으로는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연평균 환율 전망치를 기존 1080원에서 1095원을, 연말 전망치를 기존 1040원에서 1080원으로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더 큰 폭으로 연말 환율 전망치를 조정, 기존 1150원에서 1250원으로 올렸다.
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외환 건전성 여건과 경기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환율이 2008년의 위기 수준으로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대외 여건을 보면 연말 1200~1300원으로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환율 상승시에는 반도체, 전기전자, 자동차, 종합상사, 화학, 조선, 기계 업종이 수혜주로 꼽힌다.
환율이 100원 오르면 종목별 EPS 증가율은 삼성전자 16.7%, 삼성SDI 27.0%, LG전자 24.2% 등으로 특히 IT업종에서 크게 나타난다고 대우증권은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환율 100원 상승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약 16.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달러화 관련 예상 매출액과 원재료 수입액이 각각 1460억달러, 1000억달러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외화자산과 부채는 각각 9조4000억원, 9조원 수준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환율 급등락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환율 상승에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힌다. 외화부채가 5430억원으로 외화 자산을 상회하는 가운데 환율이 100원 오를 것이라는 가정하면 EPS는 45.9%나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수출 비중이 80%수준으로 환율 민감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업체는 IT업종 만큼은 아니지만 환율 상승시에 비교적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과거에도 환율 상승시 채산성이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수출은 162억7000만달러, 지출은 36억9000만달러로 순노출액(Net exposure)은 125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현대차의 외화 순자산을 4억1000만달러로, 환헤지 비율은 이익노출의 15%로 가정하면 EPS는 환율 100원 상승시 8.7% 증가한다.
한편 인터넷·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들은 그나마 환율 변동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은 다른 요인들보다 콘텐츠 서비스 등의 성공 여부가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