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종편 연말 개국 잰걸음, 진짜 수혜株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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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로 예정된 종합편성채널 개국일이 다가오면서 콘텐츠 판매, 광고 수익 확대 기대감에 미디어주들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8일 종가를 기준으로 iMBC는 이달 들어 주가가 83.1% 상승했다. 제이콘텐트리는 29.8%, SBS는 25.8%, 디지틀조선은 13.6%, 제일기획은 10.3%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9.1% 하락한 데 비하면 발군의 수익률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종편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 광고 시장 규제 완화책 등이 아직 불투명해 옥석을 잘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디어 환경 변화를 점치기 어려워 가급적 기존 사업이 탄탄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상파, 미디어 환경 변화 득과 실 '미지수'
증시전문가들은 대부분 종편 진출이 지상파에 호재가 될 수는 없다고 진단한다. 사업자가 늘어 경쟁이 심화되면 제작비 등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상파의 콘텐츠 경쟁력이 우세하고 종편 진출에 따라 광고 시장 규제가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콘텐츠 시장의 활성화, 광고 파이 확대 등 '콩고물'은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종편이 콘텐츠 경쟁력을 가지려면 개국 이후 2~3년은 걸릴 것"이라면서도 "경쟁자가 늘어나 종편 개국은 지상파 입장에서 긍정적인 뉴스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지상파 방송 관련 주들의 주가 상승세는 종편 채널이 생각보다 영향력이 적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동안 시장에서 외면 받았던 실적 호전세가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SBS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SBS가 올 3분기에도 국제회계기준(IFRS) 별도 매출액 1612억원, 별도 영업이익 147억원으로 시장 평균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민영미디어렙, 중간광고 등이 허용되면 광고 규제 완화 측면에서 지상파가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부의 시행안이 나온 것이 아니라서 대형 호재라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또 MBC의 콘텐츠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iMBC의 경우 지난해 기준 광고 매출이 7%에 불과하고 콘텐츠 매출이 70%에 이르는 만큼 순전히 콘텐츠 시장 확대에만 기대를 걸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콘텐츠 유통업체들은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높아졌다"며 "특히 소형주에 대한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펀더멘탈이 탄탄한 미디어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종편, 대박 프로그램 터뜨려야
종편주들은 아직 콘텐츠 제작 수준이 미지수라는 점이 투자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다. 종편 채널 4곳 중 동양방송 운영 경험이 있는 jTBC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언제 '대박' 프로그램을 터뜨릴 것이냐가 투자의 관건이기 때문에 증시전문가들도 섣불리 투자 의견을 내기가 힘들다.
황 연구원은 "SBS도 1991년 개국 후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다 1995년 방영된 드라마 '모래시계' 덕분에 살아났다"며 "종편이 콘텐츠 경쟁력을 가지려면 이와 같은 대박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언제, 어느 종편 채널이 터뜨릴 지는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편 관련 콘텐츠 유통업체들은 종편 개국으로 사업구조가 바뀐다고는 하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방향이 없다"며 "몇몇 종목은 덩달아 올라가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만 콘텐츠 유통업체들은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서 종편 개국으로 '손해볼 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상파 방송이나 종편 사업자들은 경쟁 강도가 높아지면서 콘텐츠 제작 비용이 늘어날 수 있지만 제이콘텐트리 등은 콘텐츠 유통업체는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적다"고 말했다.
그는 "제이콘텐트리의 경우 그룹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담당하느냐에 따라 주가 추가 상승 여부가 갈리겠지만 현재 잡지(여성중앙, 쎄씨 등), 멀티플렉스(씨너스센트럴) 사업도 영위하고 있어 연간 250~300억원은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일기획, 광고 수주 경쟁 심화로 '어부지리'
지상파, 종편주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지만 미디어 경쟁이 심화되면 광고 대행사인 제일기획이 '어부지리'로 이익을 얻을 것이란 점에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한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종편 개국으로 광고 수주전이 치열해지면 제일기획의 협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수수료율 상승,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일기획의 최대광고주인 삼성전자는 4분기에 글로벌 마케팅이 가장 활발하다"며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신영증권 외에도 HMC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이 종편 개국으로 제일기획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꼽았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지난 28일 종가를 기준으로 iMBC는 이달 들어 주가가 83.1% 상승했다. 제이콘텐트리는 29.8%, SBS는 25.8%, 디지틀조선은 13.6%, 제일기획은 10.3%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9.1% 하락한 데 비하면 발군의 수익률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종편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 광고 시장 규제 완화책 등이 아직 불투명해 옥석을 잘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디어 환경 변화를 점치기 어려워 가급적 기존 사업이 탄탄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상파, 미디어 환경 변화 득과 실 '미지수'
증시전문가들은 대부분 종편 진출이 지상파에 호재가 될 수는 없다고 진단한다. 사업자가 늘어 경쟁이 심화되면 제작비 등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상파의 콘텐츠 경쟁력이 우세하고 종편 진출에 따라 광고 시장 규제가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콘텐츠 시장의 활성화, 광고 파이 확대 등 '콩고물'은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종편이 콘텐츠 경쟁력을 가지려면 개국 이후 2~3년은 걸릴 것"이라면서도 "경쟁자가 늘어나 종편 개국은 지상파 입장에서 긍정적인 뉴스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지상파 방송 관련 주들의 주가 상승세는 종편 채널이 생각보다 영향력이 적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동안 시장에서 외면 받았던 실적 호전세가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SBS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SBS가 올 3분기에도 국제회계기준(IFRS) 별도 매출액 1612억원, 별도 영업이익 147억원으로 시장 평균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민영미디어렙, 중간광고 등이 허용되면 광고 규제 완화 측면에서 지상파가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부의 시행안이 나온 것이 아니라서 대형 호재라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또 MBC의 콘텐츠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iMBC의 경우 지난해 기준 광고 매출이 7%에 불과하고 콘텐츠 매출이 70%에 이르는 만큼 순전히 콘텐츠 시장 확대에만 기대를 걸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콘텐츠 유통업체들은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높아졌다"며 "특히 소형주에 대한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펀더멘탈이 탄탄한 미디어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종편, 대박 프로그램 터뜨려야
종편주들은 아직 콘텐츠 제작 수준이 미지수라는 점이 투자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다. 종편 채널 4곳 중 동양방송 운영 경험이 있는 jTBC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언제 '대박' 프로그램을 터뜨릴 것이냐가 투자의 관건이기 때문에 증시전문가들도 섣불리 투자 의견을 내기가 힘들다.
황 연구원은 "SBS도 1991년 개국 후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다 1995년 방영된 드라마 '모래시계' 덕분에 살아났다"며 "종편이 콘텐츠 경쟁력을 가지려면 이와 같은 대박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언제, 어느 종편 채널이 터뜨릴 지는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편 관련 콘텐츠 유통업체들은 종편 개국으로 사업구조가 바뀐다고는 하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방향이 없다"며 "몇몇 종목은 덩달아 올라가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만 콘텐츠 유통업체들은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서 종편 개국으로 '손해볼 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상파 방송이나 종편 사업자들은 경쟁 강도가 높아지면서 콘텐츠 제작 비용이 늘어날 수 있지만 제이콘텐트리 등은 콘텐츠 유통업체는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적다"고 말했다.
그는 "제이콘텐트리의 경우 그룹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담당하느냐에 따라 주가 추가 상승 여부가 갈리겠지만 현재 잡지(여성중앙, 쎄씨 등), 멀티플렉스(씨너스센트럴) 사업도 영위하고 있어 연간 250~300억원은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일기획, 광고 수주 경쟁 심화로 '어부지리'
지상파, 종편주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지만 미디어 경쟁이 심화되면 광고 대행사인 제일기획이 '어부지리'로 이익을 얻을 것이란 점에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한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종편 개국으로 광고 수주전이 치열해지면 제일기획의 협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수수료율 상승,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일기획의 최대광고주인 삼성전자는 4분기에 글로벌 마케팅이 가장 활발하다"며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신영증권 외에도 HMC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이 종편 개국으로 제일기획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꼽았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