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모처럼 반등하고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주식시장의 급락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주식담보 대출로 자금을 빌려썼던 대주주들의 지분이 주가급락으로 반대매매 처분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아인스M&M은 이날 기존 최대주주인 이은영씨의 보유지분 반대매매로 특수관계인인 엘르티브이코리아 외 5인(지분 11.80%)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1000원대를 유지하던 아인스M&M 주가가 지난 5월초 400원대로 급락하면서 대주주들이 주식담보로 제공했던 물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인스M&M은 이미 지난 5월 주가급락 사유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최근 주가하락으로 인해 주식담보비율이 낮아지자 담보권자가 담보비율 보존을 위해 반대매매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거래내역은 확인 중에 있다. 이로 인해 최대주주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8월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담보권이 추가로 실행됐다. 이에 따라 이씨의 보유주식은 653만1584주(11.94%)에서 119만5894주(2.07%)로 쪼그라들었다.

지리정보시스템(GIS) 업체 선도소프트도 비슷한 경우다.

선도소프트의 최대주주인 윤재준 대표이사는 보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 78만5966주(8.27%)가 개인 대출금에 대한 담보제공 주식의 반대매매로 장내에서 처분됐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윤 대표는 이후 회사 주식 51만주(5.65%)를 추가로 처분했다. 이에 따라 윤 대표를 포함한 특별관계자의 보유주식은 기존 300만9434주(33.92%)에서 171만3468주(18.96%)로 줄었다.

상당 수의 코스닥 업체 대주주들이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사채시장 관계자는 "많은 코스닥 업체 대주주들이 주식담보 대출을 받아놓은 상황인데 최근 주가 급락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된 곳도 상당수 있다"며 "주식담보 대출 물량이 반대매매로 쏟아지면서 주가 급락은 물론이고 경영권이 위협받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가 급락에 명동 사채업자들도 주식담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주식 담보 대출시 주가가 반토막 날 것을 대비해 담보가치를 대출액의 2배정도로 잡고 담보가치가 60~70%정도로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에 나선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락으로 주식가치가 순식간에 떨어지면서 반대매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여러 곳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사채업자들간의 눈치보기 싸움도 이뤄진다는 점도 문제다. 어느 한 사채업자가 반대매매에 나서면 주가가 더욱 급락하면 다른 사채업자들이 물량을 내놔도 다 팔기 어려워 손실을 볼 수 밖에 없어서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