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자 정보기술(IT) 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애플이 배당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은 자체적으로 성장에 대한 의문이 생겼을 가능성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7일 "지난달 애플이 불현듯 배당 지급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하지만 애플은 넘쳐나는 자금으로 필요한 사업부들을 사드릴 수도 있고 계속해서 혁신적인 제품고안을 위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 연구원은 "그럼에도 애플이 배당을 고려한다는 것은 성장에 대한 물음표에 내부적으로 답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고 전했다.

이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배당을 결정했을 때 나온 시장의 평가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서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주주가치 환원을 주가로 보답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배당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2003년 자사주 매입과 함께 배당을 결정했다"며 "이에 대해 평가는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 결여라고 일관됐다"고 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주주들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또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라이벌을 어르거나 아니면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고 전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애플의 배당 이야기도 관심거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