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을 틈타 기업 오너의 2~3세들이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3남 조현상 전무는 최근 장내에서 효성 주식 20만5000주를 117억원에 매집했다. 이에 따라 조 전무의 효성 지분율은 조 회장(10.32%)에 이어 두 번째인 7.77%로 높아졌다.

효성 무역 · 섬유 부문 퍼포먼스그룹(PG)장을 맡고 있는 장남 조현준 사장과 중공업 부문 PG장인 차남 조현문 부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7.18%와 7.01%다.

회사 측 관계자는 "책임 있는 오너가 회사가치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고 판단해 단순히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남인 조 사장도 지난 8월 세 차례에 걸쳐 2만5000여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일부에서는 조 전무의 입지와 주식 매입 규모 등을 감안할 때 후계구도와 관련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조 전무는 효성의 전략 본부 임원으로서 올 초부터 산업자재 부문 PG장을 맡고 있다. 조 전무는 8월과 9월에도 1만4000주와 12만4000여주를 장내에서 매입했다. 세 차례 주식 매입에 투입한 210억원의 자금 대부분은 은행 차입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지분 매입에 적극적이었던 장남 조 사장은 올해는 전자결제 및 모바일 마케팅 업체인 갤럭시아컴즈에 더 공을 들였다. 조 사장은 계열사인 효성ITX로부터 갤럭시아컴즈 주식 200만주를 총 32억원에 장외에서 매입,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중견 자동차 부품사인 삼성공조의 오너 2세인 고태일 씨도 올 들어 하락장에서 자사주를 매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초 3%에 불과했던 고씨의 지분율은 7일 현재 5.78% 수준으로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고씨의 잇따른 주식 매집을 경영 승계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