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10개 대기업이 내년 감축해야 하는 온실가스가 250만t으로 전체 산업부문 감축량(470만t)의 5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등은 내년 온실가스 배출허용량을 5억9760만t으로 확정해 10일 발표했다.이 가운데 지경부 소관인 산업·발전 분야 366개 기업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허용치는 전체 배출허용량의 96.5%를 차지하는 5억7680만t으로 정해졌다.지경부의 이같은 발표에 업계에선 다른 국가들이 온실가스 규제를 뒤로 미룬채 기업의 비용을 덜어주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한국만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온실가스 절감부담 커

산업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량을 가장 많이 할당받은 포스코는 내년 온실가스 예상 배출량 대비 96만3000t을 줄여야 한다.삼성전자 감축량은 42만9000t(9.2%)으로 2위였고 LG디스플레이가 32만7000t으로 그 뒤를 이었다.현대제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쌍용양회 LG화학 에쓰오일 SK에너지 동양시멘트 등이 감축량 상위 10개 업체에 포함됐다.업종별로는 철강 업종(38개사)의 감축량이 132만t으로 가장 많다.

감축률 기준으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 업종이 2.92%로 가장 높았다.지경부는 내년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량은 4700만t으로 전기 자동차 350만대를 도입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발전소는 전기 송전량에 연동

발전분야에선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주요 발전·에너지업체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하지만 이들 공기업은 국민의 전기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정할 수 밖에 없어 업체별 목표치 기준을 생산량이 아닌 송전량으로 적용했다.1MWh의 전기를 송전했을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다.지경부는 내년 발전 부문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은 360만t로 1000MW급 원자력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 것과 버금가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녹생경영’ 비상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각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녹색경영’에 들어갔다.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누적량 기준으로 8400만t의 온실가스 저감목표를 세웠다.LG디스플레이는 공정 온실가스 감축설비,신재생에너지,에너지절감 설비 등 온실가스 및 에너지 절감분야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동양시멘트는 국내 시멘트 업계 최초로 폐열발전소 도입해 운영함으로써 연간 5만t 가량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있다.

이번에 감축 목표를 부여받은 업체는 오는 12월까지 목표 달성을 위한 이행계획서를 만들고 실제 이행결과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정부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업체에 대해서는 개선 명령을 부과할 예정이다.이를 이행하지 않은 업체에는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가 온실가스 감축량을 발표한 것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망치(BAU)대비 30% 감축한다’는 내용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른 것이다.지난해 1월 제정된 이 법에 따라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업체가 지정됐고,올 들어 이들 업체에 대한 감축목표치 설정 작업이 진행돼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